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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행복의 중심 휴식/ 울리히 슈나벨 著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2.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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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우리는 부모나 조부모 세대보다 훨씬 적은 시간 동안 일한다. 그럼에도 여유 시간은 늘지 않았다. 기술의 발달이 우리에게 선물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란 통렬한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독일의 한 인문과학 전문기자인 울리히 슈나베의 작품이다.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혀 낸 창조적 휴식설계의 기술이라는 책의 설명처럼 이 책은 관점 자체가 재미있다. 휴식, 그리고 시간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피는 이 책은 이전의 다른 시간과 휴식에 대한 책이 그러하듯이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한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능률적으로 일하는 방법으로서의 휴식도 제안하지만 이 책이 주는 가장 신선한, 그리고 좋은 포인트는 행복해지기 위해시간과 휴식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수많은 책들이 명상이나 여행 등으로 휴식을 풀어낼 때에 이 책은 시간의 역사, 인간에게 있어서 시간의 의미, 세상의 발전이 가져온 문명의 이기와 그를 이용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에 실종되어 가고 있는 진정한 휴식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휴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휴식이란 마음속에 존재하는 어떤 그리움이 되어 버렸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사실 그런 게 어디 있을까?) 우리가 곧잘 잊고 있었던, 어쩌면 흔히 생각하기 힘든 관점으로 우리의 문제를 잔잔하게, 그러나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풀어나간다. 진정한 휴식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한번쯤 깊이 있게 음미해볼 만한 생각을 제안하고 있다.

 

 

마음에 남다>

- 흔히 우리는 휴식을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나 자유 시간으로 여긴다. 그러나 원래 휴식은 전혀 다른 것을 뜻한다. 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 헬가 노보트니(Helga Nowotny)는 휴식을 자기만의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휴식은 나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 사이의 일치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철학자들 역시 휴식을 신들에게 가까이 가는 최고의 행위로 묘사했다. 예술, 음악, 철학, 종교 축제와 같은 한가로운활동을 통해 인간은 영혼의 평화를 맛보며 인생이 본래 추구하는 영원함이라는 순간을 누린다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휴식은 빈둥거림과는 다르다. 아니 정반대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면과 만나는 시간, 이것이 휴식의 본래 의미인 것이다.(p.6)

- 시간을 절약해주는 새로운 기술은 그게 어떤 것이든 우리 활동의 리듬과 흐름을 가속화한다. 결국 새 기술은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선물하는 게 아니라, 일거리만 더욱 부풀린다.(p.23, 제레미 리프킨의 말 인용)

-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갖느냐에 달린 것이다.“(독일의 과학 전문기자 슈테판 클라인의 시간중에서, p.37)

- 휴식은 두 가지 핵심 조건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선,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둘째,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더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현명한 포기야말로 바로 지금이라는 유일한 순간에 온전히 주의를 모으고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p.53)

-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핼러웰(Edward M. Hallowell)은 직업상 얻은 집중력 저하를 주의력 결핍 특성(ADT: attention deficit trait)이라 부르면서, “현대의 근무환경이 빚어낸 직접적인 결과라고 진단한다.

 ADT 당사자들은 주의가 산만하며 쉽게 자극을 받고 충동적이며 좀체 침착할 줄 모른다. 물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여놓은 멀티태스킹에서는 활발한 아드레날린 분비로 몽환적인 열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평범하게 집중할 줄 아는 근무자에 비해 업무처리 능력은 훨씬 떨어진다.(p.60)

- 1998년 마커스 라이클(Marcus Raichle/ 미국의 두뇌연구가)의 실험: 실험 참가자가 테스트 문제에 집중하면서 생각에 골몰하기 시작하자 두뇌 특정 영역들의 활동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어들었다. 당연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라이클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거꾸로 이 영역은 아무것도 하지 않자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테스트가 끝나고 실험 참가자가 과제에 집중하기를 멈추자, 이 영역의 활동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중략) 이 같은 신경활동의 기묘한 특성을 두고 라이클은 나중에 디폴트 네트워크(Default network)라고 불렀다.(p.118)

- 1714년 첫 특허를 받은 타자기가 흔히 볼 수 있는 사무기기로 보급되기까지는 15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냉장고와 진공청소기의 혁신을 사회는 30년에서 40년에 걸쳐 보편적으로 받아들였다. CD플레이어나 비디오 레코더의 경우는 10년을, 인터넷은 첫 번째 이용자에서 5000만 번째 가입자에 도달하기까지 고작 4년을 필요로 했다.(p.189)

- 산장에서 맛보는 휴식과 그저 평범한 일상 환경에서 시도하는 휴식 사이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당연히 집에서도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다른 일에는 일체 신경을 꺼두고 좋은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나처럼 수학 이론과 씨름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내 저 지긋지긋한 기회비용이라는 놈이 고개를 든다. 그저 한가로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것을 두고 정말 꼭 이런 것이어야 할까 하고 자꾸 다른 일과 비교하려드는 초조함을 피하기가 힘든 것이다.(중략) 이는 생각할 여력을 잡아먹는 아주 성가신 노릇이다.(p.234)

- 역설적이게도 행복을 가꾸는 일은 여가 시간보다 일을 할 때 더 쉽다. 거의 모든 일은 플로우의 전형적인 특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설정한 목표, 중간중간 확인하는 적절한 성과, 규칙에 충실한 도전은 처리해야 하는 과제에 온전히 집중하게 한다. 반대로 자유시간은 어떤 정리된 형태로 주어지는 게 아닌 탓에 스스로 꾸미는 일이 훨씬 어렵다. 그래서 어서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으면서도, 정작 집에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p.244)

- 우리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모퉁이만 돌아서도 만날 수 있는 게 바로 휴식이다. 굳어진 습관을 깨는 데에는 무수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다만 그 기회를 움켜잡으면 된다.(p.247)

- '자유 직장인이라는 꿈같은 상황을 이루고자 반드시 사표를 던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첫 발을 과감하게 내딛고 상사에게 근무조건을 바꾸자고 제안하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다. 어떤 회사든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한 구석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흔히 생각하는 사장의 완고함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의 상상력 결핍과 용기 부족이 작업환경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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