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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컨설턴트의 고민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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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컨설팅을 진행 중인 그녀는 사무직에 뜻을 두고 있었다. 몇 가지 검사를 진행했고, 상담을 통해 그녀의 일에 대한 성향을 파악했고, 협의 하에 방향을 잡은 상태였다.

 

원하던 곳에 지원을 했으나 떨어진 상황,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조금 더 쉬운 곳에, 조금 더 정확히는 어지간하면 합격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하려고 했다.

 

순간적으로 나 역시 혼란이 온다. 본능적으로는 말리고 싶다. 당신에겐 아직 좀 더 시도해 볼 여지가 많으니 참으시라고. 지금 쉬운 곳으로 가는 선택은 다음의 행보를 너무 제약하게 만든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의견을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만 받아들여줄까?’란 고민이 따른다. ‘만약 이후에 쉽게 취업이 안 되면 그녀는 또 나를 원망할 텐데...’라는 생각까지.

 

원하는 곳, 혹은 비슷한 곳에 취업이 100%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을 수 있나? 그렇다고 쉬운 길 아무 곳으로나 가세요.’ 라고 할 것 같으면 커리어 컨설팅이란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이런 부분을 양해해 주지 않는다. 때로 왜 그때 당신이 말렸나? 혹은 가라고 했냐?’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따지는 경우도 있었다.

분명 컨설팅의 시작 때 다양한 가능성은 알려드릴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본인의 몫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건만. 이래서 컨설팅은 어렵다. 특히 공공기관에서의 컨설팅은 더욱 그렇다.


 

그래도 이놈의 고집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아는 모든 지식, 나이를 먹으며 생긴 나름의 통찰력을 동원해보면 지금 쉬운 길로의 선택은 훗날 직업적 선택의 폭을 터무니없이 줄여놓을 것이다. 그래서 원망들을 각오를 하고 얘기한다. 조금만 더 다른 시도를 해보자고. 내가 좀 편하자고 옳지 않은 길을 가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마도 나는 한 동안 이 조언에 대한 부담으로 또 빚을 진 기분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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