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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승자독식의 사회, 심화되는 파레토의 법칙, 그리고 일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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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상에 맹위를 떨치고 있는 두 가지 큰 룰이 있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그룹인 아바의 노래 중에 ‘The Winner Takes it All'이란 노래가 있다. 그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Beside the victory

That's her destiny”

요약하자면,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지고, 패자는 그저 승리자 옆에서 초라하게 서있다. 그것이 운명이라는 의미이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룰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역시 너무나 유명한 파레토의 8:2의 법칙이다. 세상엔 20%의 성공적 삶을 사는 상위 소득자와 그를 추종하는 하위 80%의 소득자의 불평등한 소득분포가 있다는 법칙인데 이제 이 법칙은 단순한 소득불평등의 개념을 넘어 세상의 모든 방면, 이를테면 매장의 매출, 혹은 시간의 투입과 결과의 대비, 심지어는 사람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이 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한 명이든 소수이든 일부가 대부분의 좋은 것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잘 해야 보통의 삶, 혹은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논리로 본다면 모두가 실패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암묵적 동의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만큼 경쟁이 치열한 사회도 참 드문 것 같다. 어느 나라든 외국 유학을 다녀 온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의 경쟁력은 세계 최강의 수준이라 말한다. 다만 그것이 외부적 경쟁력 보다 내부적 치열함에 보다 더 주목한 결과라는 것이 우리사회에서의 삶의 질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우리는 정말 치열한 사회에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는 입시교육이라는 명분아래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 내모는 부모들이 태반이다. 가끔 딸아이의 동네 친구들이 다닌다는 학원의 비용수준을 들으면 나같이 둔한 사람도 속이 울컥할 때도 있다.

,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에 들어가서조차 거의 모든 것이 취업이라는 초점에 맞춰지고, 4년간의 학교생활(혹은 요즘은 5년은 필수라 하던가?)은 취업전쟁이란 말로 표현되는 세상이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그야말로 어떻게든 좋은 직장에서 좀 더 많은 급여를 받으며 좋은 집,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세상에 매달리기가 시작된다. 이러한 치열함에 자신의 유년과 성장기를 희생시켜 왔던 세대들은 또한 자신들이 부모가 되어서도 똑같은 일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반복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고도 슬픈 현실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의 절대 선()은 단 하나다.

이른 바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는 부자코드, 돈에 대한 절대적 지향성이다.

흔히 재테크모임 같은 곳을 가보면 많은 개인들이 돈을 버는 이유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예전 그들의 부모들이 단순히 돈을 모으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듯이 차별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자유를 위하여 돈을 모으는 것이나, 그들의 부모들이 자신들과 자식의 생계를 위해 돈을 모았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대체로 우리의 한 평생은 우리가 확정하기도 힘든 내 노후를 보장해 줄 수 있는수준의 돈을 벌기 위해, 그러기 위해 세상의 20%에 속하려는 노력으로 점철될 것인데 말이다.

어차피 돈이란 것은 만족을 모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과연 우리는 누구나 일등이, 아니 상위 20%에 들어야만 하는 현실을 다르게 살 수 있을까?

더 무서운 것은 20%의 룰마저 최근에는 무너져 거의 10% 정도의 범주로 제한이 되어가고 있고 이와 함께 사람들의 꿈 역시 점점 더 부()라는 측면으로 고착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예를 들어보자.

한 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보면 20092월 기준으로 약 50만을 헤아린다.

거기에 고교 졸업자 및 전년도 미취업자 등을 합치면 약 60만이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노리는, 그리고 대부분의 취업예비자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문호는 겨우 1년에 2만 명 전후에게만 열려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도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경우 2656명 정도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 경쟁률은 짐작할 만하다.

실제 모두가 다 대기업을 희망하진 않겠지만 모두 잠재적 욕구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하니 단순수치만 봐도 경쟁대비 진입이 3%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좁은 문인 것이다.

대학생들 혹은 사회초년생들은 이러한 사회의 첫 관문에서 대부분이 좌절하거나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맛보게 된다.

이미 사회에 들어선 사람들 역시 이러한 상황의 연속선상에서 고통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그들이 사회예비인 시절 그토록 갈망하던 대기업이라도 막상 속을 들여다 보면 이직률은 낮지 않다. 2006년 초 잡코리아 조사결과를 보면 대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12%대로 나타났다.

또한 200812월 잡코리아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2009년 이직계획 여부에 대한 조사에서 무려 70.3%가 이직계획이 있다고 답해 직장인들의 사회진출 후 고민 역시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압축성장을 통해 유례없는 속도로 빠른 성장을 했다는 우리나라는 지금 그 속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듯하다.

특히, 가난한 시절을 딛고 일어선 이후의 부에 대한 지나친 가치추구는 대한민국을 획일적 사회관, 가치관을 가진 나라로 몰아가고 있다. 때로 종교보다 무섭고 이념보다 지독하다는 느낌을 줄 만큼 금전만능주의는 무섭게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인 부()라는 한 가지 방식만으로 측정하면 제도적으로 양산될 수밖에 없는 나머지 80~90%의 다수 대중들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자기비하를 하거나, 혹은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한 사회가 이토록 많은 대중에게 소외감을 가지게 만들면 당연히 건강한 사회가 되기 힘들다.

 

이에 대해 3의 인생이란 책에서 저자 김창기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하고 있는데 한번쯤 음미해 볼만하다.

낡은 성공관은 다수가 성공할 수 없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중략) 서열화하는 성공관은 본인이 획득한 것이 아니다. 대개 성장기와 학창 시절에 부지불식간에 주입된 것이다.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신이 원해서, 자신이 고민한 끝에 얻은 성공관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각자의 개성이 다르듯 각자의 성공에 대한 기준도 달라야 한다는 논리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공이 무엇이냐는 기준을 들이대면 대부분은 정말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각박한 현실과 맞물려 공고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오해가 결정적인 것으로 작용한다. , ‘돈이 수단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그것을 최종적인 목적으로 가치화 해버리는 오해이다.

생각해 보면 간단한 착오이다. 어떻게 돈이 그 자체로 성공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돈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돈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며 돈을 모으는 이들은 내 견문이 짧아서인지 많이 보지 못했다.

돈은 어느 정도만 있어도 기본적 기능은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가 추구할 성공의 정의’(어쩌면 이것은 행복의 정의일수도 있겠다)가 시급한 것이다.

파레토 법칙의 소외된 다수 대중이라 할 사람들을 위한 성공의 정의, 그것은 각자의 것에 맞는 삶의 의미들, 곧 돈, 시간, 보람, 가족 등등의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낸 정교한 자신만의 가치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의 평범한 다수는 전체로서는 평범할 수밖에 없지만 개개인 모두가 다른 개성을 가진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제 이들이 모두 단지 세상의 소수들만을 위한 기준인 사회적 순위 매기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신만을 위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

모든 것을 희생한 생존이 아니라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생존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오로지 경제적 부()’ 하나로 스스로를 매몰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만이 꿀 수 있는 꿈은 무엇인가 한번쯤 자문해 볼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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