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재취업을 위한 전제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자영업자의 재취업을 위한 전제조건’이란 제목을 쓰면서 보니 조금 거창해진 느낌이 있다.
다만, 우리시대가 이제 재취업과 창업을 넘나드는 것이 그리 드문 케이스도 아니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 한번쯤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먼저 회사의 입장부터 살펴보자.
자영업을 거친 사람들, 특히나 오랜 기간 자영업을 했던 사람들을 뽑을 때 그들은 뭘 걱정하게 될까?
당연하게도 ‘회사생활이라는 감각의 부재(不在)’다.
회사생활이라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특유의 감각이 있다.
함께 하는 동료, 그리고 상사라는 존재는 그동안 어찌됐든 사장 노릇만 하던 사람에게 낯선 존재에 가깝다. 나이 들어서 안 그래도 귀찮아지는 것이 간섭인데, 그동안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다가 뒤늦게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저들이 잘 적응할까?’ 의심이 안 든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거기다 업무연관성이 없는 분야라면 컴퓨터를 활용한 사무작업을 따라오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이런 걱정은 젊은 사람들이라면 예외겠으나 중장년에겐 어쩌면 당연한 걱정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걱정의 ‘일반화’다.
'일반화(一般化, generalization)'란 특정 사례들의 공통적 속성을 좀 더 확장해서 그 그룹의 일반적인 개념이나 현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이건 한마디로 하자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너무 개인의 다양성이 무시된’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요즘처럼 다양한 형태의 자영업자들이 많아진 상황이라면 그러한 편견을 버리고 철저히 개인에게 맞춰서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의 채용시스템이란 것이 이렇게까지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만 할게 아니라면 이 정도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회사의 경우에는 이런 관점이 자영업자를 채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2. 두 번째는 자영업을 거치고 재취업을 바라는 개인들의 노력도 점검해 봐야 한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자신의 경력으로 새로운 영역을 지원할 때 회사의 우려란 것은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경력의 공백이나 일할 능력에 대한 우려, 혹은 조직 내 대인관계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 것은 누구라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럼, 결국 재취업을 위한 노력과 증명은 이런 우려에 맞춰져 진행이 되어야 할 텐데, 생각보다 그런 관점으로 접근하는 지원자를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들은 그저 ‘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것’만 내세우려 든다.
예를 들어, 회사생활, 특히 조직생활의 감각을 우려하는 회사에, 자신이 고객들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만 어필하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사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웃긴다. 고객들을 그렇게 잘 다뤘으면 왜 재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걸까?)
그렇다면 내가 다른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상사와 어떻게 융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분명히 차이가 나는 과거 경력이 새로 일하려는 분야에서는 어떻게 도움이 될지,
혹은 어떤 식으로 잘 적응해 나갈 계획인지 등을 어필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거기에 내가 얼마나 실무작업에 익숙한 사람인지 등등...회사의 염려를 없애는 데만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데, 별로 관계없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을 오히려 더 많이 본다. 그럼 결과는? 당연히 어려워진다.
아마도 전문기관의 상담만 한번 받았어도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터인데, 이런 부분에서는 또 너무 무신경한 분들이 많다.
중장년의 선택은 하나하나가 무섭다. 때로 삶을 휙휙 바꿔놓는 선택들이기 때문이다. 자영업 이후 재취업이란 중요한 결정도 마찬가지다. 쉽지 않은 결정이고 중요한 선택이다.
적어도 재취업을 위해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정도는 한번 제대로 점검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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