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업무는 하기 싫습니다
단순업무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은 말처럼 그리 단순한 업무도 아니지만, 일단 해오지 않았던 일, 예컨대 사무 일 같은 것을 하던 사람에게 단순업무를 권하면 불편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대개 이 고민은 나이가 들어서 주요 경력을 이탈한 이후에 발생하는데...이때 상담을 해보면 많은 분들이 “단순업무는 하기 싫습니다.”라는 의사를 피력한다.
그럴 수 있다. 이 일을 오래 해오신 분이 아니라면 낯섦, 혹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인정.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다.
일은 해야겠고, 단순한 업무는 하기 싫다 했다. 그럼 남는 것은 ‘단순하지 않은 일’인데, 이 일에는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특정분야에 대한 (그것도 중장년이라면 확실한) 경력이나 경험, 또는 최소한 자격증, 또는 학위 등이 그것이다. 거기에 덤으로 가끔씩 외국어를 활용하기도 해야 하고, 컴퓨터 OA 사용은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 된다.
문제는 이런 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 때다.
이런 것 없이 “나는 단순업무는 하기 싫다.”는 주장은 컨설턴트의 입장에서도 고민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가끔 취업을 위한 취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지만(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내 경우 고객이 원하지 않는 일을 푸쉬해 본 기억은 거의 없다. 그러니 취업이 쉽다고 단순업무를 권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은 해야겠는데 기본적인 것이 갖춰져 있지 않을 때, 건강한 육체라도 있다면 단순업무를 권하게 된다.(사실 ‘단순업무’란 표현도 좀 걸린다. 단순해 보일지는 몰라도, 막상 일을 해보면 그리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하지 않은 복잡한(?) 업무’를 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공부는 하지 않고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사람의 마음은 이해를 하나, 조금 더 용기가 필요한 장면이다. 내 부족한 부분에 뛰어들어 그 역량을 필요한 만큼 채우던가, 그도 아니면 세상이 주는 일과 타협하던가 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어쩌면 스스로도 구체화가 안되는 일자리를 찾는다면, 그 구직기간은 너무 막연하고 고통스런 기다림의 시간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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