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업과 직장을 골라야 할까요?
아내의 옷 고르기는 남자가 보기에는 유별나다.
일단 쇼핑몰을 한 바퀴 돈다.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있을 때까지.
그런 다음은 그 옷의 가격을 물어보고, 입어본다. 내게는 의견도 물어보고...
그런데 정작 사지는 않는다. 다시 비슷한 물건이 있는지 한 번 더 돌아보고는 집으로 간다.
집에서는 다시 인터넷을 뒤진다. 비슷한 스타일의 옷에 대한 가격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후에도 한번쯤 다시 들러 옷을 확인한다. 여전히 마음에 들면, 세일기간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인터넷을 통해 사거나, 아주 마음에 드는 경우 드물게 가격협상을 즉석에서 시도해 산다.
남자 입장에선 참 까다롭다싶다.
학생들이 가끔 묻는다. 어떤 직업이 내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혹은 어떤 회사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우리네 대학교육 상 여전히 졸업반이 되어도 이런 친구들은 꼭 있다. 잘못된 거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고, 실험할 환경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까.
이럴 때 나는 내 아내의 옷 사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한 벌에 몇 만원 하는 옷(아내는 거의 비싼 옷을 잘 안 산다)조차도 그렇게 고민을 하며 산다. 아마 내 아내만 유별난 것이 아니라 옷을 사는 여자들은 흔히 이와 비슷한 증상(?)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직업을 찾고 고를 때 그만큼의 고민을 활동으로 보여주는 친구들을 아직 많이는 만나지 못하고 있다.
옷을 입어보고, 가격을 비교해보고, 다른 곳을 알아보고, 때론 좀 기다려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등의 작업은 직업을 고를 때도 충분히 유효한 것들이고, 그걸 넘어서 필수적인 것들이기까지 하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나 직장을 찾고, 다른 것들과 비교해보고, 옷을 입듯 인턴이나 다른 과정을 통해 경험도 해보고, 때로 조금씩 자신의 생각들을 확인해 나가는 작업을 왜 직업을 고를 땐 잘 하지 않을까.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기가 막힐 때가 많다. 업체나 직무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지원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친구는 드물다. 그러니 지원동기가 잘 안 나온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별다른 지원동기가 없다. 그냥 눈에 띄니까 지원했고, 다른 회사보다 낫다니까(옷으로 비교하면 브랜드랄까) 지원하다보니 특별한 지원동기가 없다.
지금부터라도 찾으면 그나마 봐줄 텐데 그 역시 없다.
그 회사 제품이 좋고 신뢰가 간다면서도 어떤 제품이 있는지는 실상 잘 모른다.
직업과 직장을 고를 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찾아보고, 가보고, 경험해보고, 비교해 보면 안다. 분명히 다른 것도 많지만 잘 모르면 그냥 신중하게 비싼 옷을 산다고 생각하자. 그때 하는 것 정도만 해도 6개월 만에 직장을 7번 바꾸는 경우는 잘 생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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