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채용박람회를 가다
12월 초에 한국-베트남 채용박람회에 초대를 받아 잠시 베트남에 다녀왔습니다.
3일간의 일정을 베트남 초보여행기 1,2와 2일째의 한국-베트남 채용박람회 등 몇 가지 포스팅으로 엮어 올릴 작정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날, 베트남 호치민 초보여행기 1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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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로 접어들면서 슬슬 날씨가 겨울 티를 내려고 할 때, 저는 겨울 평균 기온 30도가 넘는다는 베트남으로의 첫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0시 40분쯤 비행기 출발, 공항에는 2시간 일찍 도착하기로 했는데 너무 빨리 도착해 버렸습니다.
일단 달러로 환전을 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달러를 가지고 가는 것이 낫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은 덕에 그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여행이 아니니 최대한 아껴 쓰자는 생각에 경비로는 300달러 정도만 책정했습니다.
환전소에 요청하니 금방 돈을 바꿔줍니다.
“혹시 신고하는 것 없나요?”라고 물으니....2만 달러인가 이하는 안 해도 된답니다....민망하여라~~^^;
그 다음은 SK텔레콤으로 가서 해외로밍이란 걸 해봅니다. 10년 전쯤 신혼여행 때는 이런 건 없었던 것 같은데요....어쨌든 하루에 9천원, 비용을 아끼기 위해 도착시간부터 정확히 이틀만 로밍을 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가기로 한 컨설턴트 두 분을 기다리다 한 컷....공항으로 떠오르는 해가 눈부십니다.
이윽고 함께 갈 분들이 왔습니다. 여행이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즐거움이 달라진다면 이번 멤버들은 충분히 즐거운 여행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제가 좋아하는 동료 컨설턴트들입니다. 여자 분들인데, 온라인 노출을 좋아하지 않으셔서 편의상 오드리 헵번과 캐서린 헵번으로 부르기로 합니다^^;;
공항을 통과하니 문득 면세점이 눈에 띕니다. 동료 컨설턴트들이 아내에게 선물을 하나 정도는 사야 하지 않겠느냐고 부추깁니다. 왠지 안 사면 집에 가서 맞을 것 같아 기초화장품 하나 고릅니다....^^;
비행기로 5시간쯤 걸린다는데 뭐 어쨌든 기분은 좋습니다. 10년 만의 해외여행입니다. 비록 일이라 해도 기분이 들뜹니다.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기내식도 맛은 없지만 먹는 기분이 독특합니다.
하늘의 흰 구름을 찍으며 촌놈 티를 팍팍 냅니다.
드디어 베트남 딴손넛 공항 도착.....직전 상공에서 또 몇 컷을 찍어 봤습니다.
그런데....공항에 내리니 왠지 분위기가 싸합니다. 일단 더운 건 예상했는데 공항에서 모두 제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사회주의 공화국입니다.
공항에 그 흔한 영어를 듣기가 힘듭니다. 한국 사람은 많아 보이는데 입국심사 분위기가 생각보다 휑합니다. 어떤 이는 말도 통하지 않는데 통과를 못해 전화를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때 불현 듯 베트남 입국 때 왕복항공 일정을 보여주라던 어떤 이의 블로그 내용이 떠올라 휙하고 캐서린 헵번이 가지고 있던 제 왕복항공권 복사본과 호텔 예약증을 가져 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동료들도 함께 왕복항공권을 제시하니 무사통괍니다.
나중에 캐서린 헵번 왈, 입국심사대에서 “리딴띠껫”이라는 베트남 특유의 독특한 낮은 된소리가 나오더랍니다. 나중에 유추한 바로는 “리턴티켓(Return Ticket)"...ㅋㅋㅋ 캐서린 헵번 뒤집어 질만큼 웃었답니다.
공항을 나오니 훅하고 들어오는 베트남의 더위가 느껴집니다. 다행히 공항에는 호텔에서 보낸 승합차가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승합차를 탔는데....찜통입니다. 안되는 영어를 발휘해 에어컨을 틀어달라 했습니다. 다행히 있습니다.
창밖으로 보니 말로만 듣던 베트남의 오토바이가 종횡무진 달립니다. 이곳은 놀라운 교통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교통체계가 없습니다. 그저 암묵적 전통 관습교통법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사고가 수없이 날 만 한데 잘도 그냥 갑니다. 승합차 앞으로 거침없이 끼어드는 오토바이, 거기에 승합차도 이런 것에 익숙한 지 떼거리 오토바이 앞에서 90도 꺾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약간 어지럽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니꼬 사이공 호텔, 일본계인데 나름 5성급이랍니다. 한 여름의 기온 속에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입니다.^^;
생각보다 호텔은 좋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일단 방을 받는데...아싸~ 저는 최고 꼭대기층입니다. 짐을 그냥 들고 올라가려 했더니 벨보이 청년 극구 말리며 따라붙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팁 문화가 강하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호텔에서야....
마침 1달러 지폐가 있어 건네줍니다. 기분좋게 웃으며 몇 가지 설명을 해주고 나갑니다. 이러니 스스로도 제가 좀 부티 나 보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베트남 같은 곳에 오면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게 이런 이유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방은 참 좋습니다. 전망도 예술이구요. 물론 그래봐야 도시입니다만...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바로 잠시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걸어봅니다. 아....낯설고 설렌 느낌이 좋긴 한데 이곳의 교통은 좀 막막합니다. 오토바이 너무 무섭습니다....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밧미’가게. 바게트 빵에 고기와 야채를 넣는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인데 우리 돈 천원쯤 했던 것 같습니다. 맛도 괜찮고 하나만으로도 속이 찹니다.
길이 익숙치 않아 조금만 돌다 다시 호텔로 갔습니다.
저녁에 채용박람회와 관련해 사전미팅을 진행하려 했으나 박람회장 셋팅 작업이 길어져 내일 아침으로 미뤄졌습니다. 그래서 뜬금없이 생긴 자유시간. 일단 동료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봅니다.
밖으로 나오니 역시나 오토바이 행렬이 무섭습니다. 좀 전에 잠시 한 번 주변을 걸어봤지만, 일단 지도로 확인해 둔 여행자 거리 데탐스트리트를 향해 무작정 고고....
다행히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가는 중에 어디서 주워들은 신또란 음료를 마셔봅니다. 맛은 무슨 과일슬러시 같은 느낌인데 좀 차가워 그렇지 나쁘지 않습니다.
도보로 얼마 가지 않아 이른 데탐스트리트, Travel Road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다양한 인종이 보이고, 처음으로 영어간판이 늘어진 걸 봅니다.
이국적인 느낌을 즐기다 한 곳의 가게로 들어갑니다. 마침 배고픈지라 볶음국수로 보이는 것과 쌀국수 등 세 종류의 음식과 맥주 두 병, 칵테일 한 잔을 시켰습니다.
음식도 먹을 만 했지만 나오는데 가격이 27만동쯤? 단위가 커서 그렇지 우리 돈으로는 만 삼천원이 조금 넘습니다. 세 명이 잘 먹고 이 정도면 정말 돈 가치가 있습니다.
다시 여기저기 걸어걸어, 물어물어(그래봐야 아무도 의사소통 안되지만...영어 하는 분을 뵙기가 어려워요) 다시 호텔로 걸어 돌아왔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또 내일 채용박람회를 준비해야 해서 오늘은 바로 취침......
다음 포스팅에선 한국-베트남 채용박람회의 이모저모와 베트남 고용시장, 그리고 교민과 유학생들의 취업고민에 대해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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