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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7.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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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책을 고르는 기준이 몇 가지가 있다. 일단 가장 선호하는 것은 내게 지적, 실용적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리고 간간이 영혼의 양식을 주는 책삶의 모델을 보여주는 책을 고르곤 한다. 뭐 그 외에도 좀 있겠지만 대개는 이렇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골랐던 이유는 지적, 실용적측면이었는데, 이 책은 굳이 내 식의 분류를 따르자면 오히려 삶의 모델의 한 유형인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꿈꾸는 삶의 모델이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삶을 살아내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그에 못지않은 행운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와 그의 부인 마리는 적어도 그런 면에서 용기와 약간의 적절한 행운을 함께 한 사람들이다.

 

 

시골농부를 동경하던 저자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 시절을 거쳐 뒤늦게 대학을 들어간다. 그리고 유기농 회사에 취업을 하지만 농부의 마음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앞장 선 회사에서 적응을 못하고 있던 중, 의사였던 할아버지의 환청을 통해 빵을 만들자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만족스럽지 않은 첫 직장이었지만 평생의 좋은 반려인 아내를 얻게 된 그는 아내와 함께 시골로 가서 천연 누룩균을 활용한 빵을 만들며, 쉴 때 쉬고,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경영으로 그가 말하는 자연스런 부패하는 경제를 실천하는 조용한 혁명의 삶을 살게 된다.

 

 

사실상 이 책은 이런 스토리와 그에 수반해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질타하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간간이 인용하고 있다. 그들의 삶은 거대한, 그러나 잘못된 흐름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꿋꿋이 지키며 살아가는 하나의 모델로 보인다.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대중적 모델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 결국 자본주의의 모든 폐해는 인간의 탐욕이라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것인데,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을 다수 대중에게 기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삶의 모델의 하나로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 똑같지 않은 삶, 누군가는 선택할 수 있는 삶,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한 편에, 따라하지는 못해도 공감하고 싶은 삶을 사는 그들에게 마음 속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자연을 사랑하고 시골을 꿈꾸고, 소박한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마음에 남은 글 하나:

 

궁목수인 오가와 미쓰오 씨가 장인은 월급쟁이가 아니니 생활이 삶이고 삶이 직업이다.”라고 한 것처럼 우리도 삶 그 자체가 직업이다(p.223)

 

---> 확 와 닿는 말인데...........이렇게 살면 재미가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건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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