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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미생/윤태호 著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6.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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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未生)/ 윤태호 

 

 




책을 말하다>


미생(未生)은 이미 만화계의 전설이 된 작품이다직장인의 애환을 담았고거기에 비정규직이라는 시대적 이슈가 함께 한다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빛나게 하는 건 탄탄한 스토리다작가의 힘과 땀이 느껴진다.

만화는 책이 아니다그래서일까접근방식이 다른 것 같다스토리를 통해 재미를 느낀다그 속에서 각자가 자신들만의 어떤 것을 만화책을 통해 얻게 된다어떤 의미에서 더 해석의 폭이 넓다.

 

바둑은 여러모로 인생과 닮아 있다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납득이 가는 바둑을 한 판의 바둑이라고 한다인생 역시 한 판의 바둑과 같다단지 인생이란 바둑은 이기고 지는’ 의미가 선명치 않다이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충실하게 두는 것이 중요하다어쩔 수 없이 인간인 이상 후회는 남지만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짓을 하는 것은 누구나 막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둑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모두 미생(未生)’이다생각해보면 완생(完生)’인 바둑은 그만큼 흥미가 떨어진다미생이기에 더 아슬아슬하고 애절하다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고함께 응원하고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야기를 읽어가며 몇몇 구절들이 와 닿았다그래서 옮겨봤다책 속에서 만큼의 감동은 없을지라도 한번쯤 음미하고 싶은 내용들이어서....

 





마음에 남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둑이 있다(p.72~73)

 

- “바둑에 그냥이란 건 없다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그걸 의도라고 하지.

내가 무얼 하려고 할 때는 상대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그걸 상대의 의중을 읽는다라고 해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말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네가 상대를 어떻게 파악했는지형세를 분석한 너의 안목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된다는 뜻이야.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 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미생 2, 208~209, 장그래의 바둑사범이 어린 그래에게 가르쳐 주는 장면에서)

 

- “기력차가 있는 바둑에서 하수는 흑돌을 쥐고선수를 두죠더 낮은 하수는 접바둑이라고 해서 8, 4점을 먼저 두고 시작하기도 합니다이렇게 바둑에선 하수가 고수와 마주할 때 급을 맞춰줍니다그런데...사회에선고수를 상대로 신입사원이 접바둑을 둡니다고수가 이미 4, 8점 아니...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백돌을 깐 곳에 들어가는 거죠그런데 더 무서운 건 신입사원흑돌의 규칙은 바뀌지 않는다는 거죠덤을 남겨야 합니다

(미생 3, 224~225, 장그래가 김대리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자신의 과거를 설명하며 현재의 기분을 말하는 장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과정이 전부야(김대리가 장그래에게 하는 말)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 돼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게으름나태권태짜증우울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중략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바둑사범이 장그래에게 해준 말)

 

-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상사가 곧 회사죠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상사가 엿 같으면 회사가 지옥(미생 8, p.187, 장그래와 딱풀 사건 동기의 대화 중에서)

 

이미 그것(내가 다녔던 회사)은 언제 내 것이었냐는 듯 차가워져 있었다내 인프라는 나 자신이었다(미생 9, p.221, 회사를 떠나는 장그래의 독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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