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같이 젊은 놈들/ 구 본형 著
이 책은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의 2002년 출판본이다.
그는 자신의 변화경영이론(조직과 개인의 변화) 중 개인의 변화에 대한 이론들을 이 책에 등장하는 20대의 고민을 대표하는 7명의 젊은이들을 통해 맛깔나게 풀어놓는다.
특히나 도입부를 각 젊은이들의 개인적 상황에 따른 고민을 배치하고, ‘사자같이 젊은 놈들’이란 점집을 이용, 각자가 자신들의 문제를 의문의 점쟁이가 준 메시지를 활용해 풀어가는 방식은 일목요연하면서도 신선하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 책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제들을 안고 있는 현실이지만 그들이 풀어내는 생각과 결과적으로 그들이 만들어낸 비전은 역시나 또 다른 7명의 구본형이란 사람이 아닐까하는 것이었다.
그의 이론은 IMF를 전후하여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젊은이, 혹은 장년들에게 하나의 화두를 던져주었다.
그것은 ‘어떻게 이 변화속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그리고 더 나아가 삶을 아름답게 채울 것인가?’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결같은 답을 하고 있다. 바로 ‘자신답게 살아가라. 그리고 개인은 조직에 종속된 관계로 가지 말고 평등하게 수평적 충성을 바칠 수 있는 프리 에이전트의 고객관계로 바꿔라’ 이다.
그러고 보면 저자의 이론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메시지중의 하나는 바로 ‘1인 기업’에 관한 이론이다. 그것이 설사 직장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건 독립적인 자영업자이건 1인 기업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미래의 격변하는 직업세계에서 살아남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반영되어 책 속에 등장하는 7명의 젊은이들은 점집에서 수상한 점쟁이(실은 아마도 그들의 대학교수이거나 할 인물)가 준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삶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깊은 사고를 하게 된다. 우리는 그저 그들의 사고를 따라 함께 고민하며 여행을 하면 된다.
탁월한 가독성(이 책은 읽기가 쉽다. 자기계발서의 범주치곤 그 틀이 뜻밖으로 흥미진진하다)이 전형적인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조차도 쉽게 생각이 따라 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몇몇 인상적인 구절들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神도 들킬 때가 있다. 신이 감추어 둔 것을 찾아라(p27)
-나는 낮에 꾸는 꿈은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해. 낮에도 꿈을 꾸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것을 이루고야 마니까. 그들은 꿈과 현실을 서로 침투하여 하나의 삶을 만들어 내고 말거든. 그것이 바로 성공의 역사였어(p73)
-어쩌면 나를 괴롭힌 것은 취직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보다는, 직장인으로 그렇게 답답하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기조차 어렵다는 것 때문에 더 답답했는지도 몰라요(p86)
-대기업의 인력구조는 앞으로 대략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나는 바로 핵심역량(core competancy)을 보유한 전문가 집단이 바로 그들입니다(중략)
또 한 부분은 협력업체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어떤 기업의 핵심부문이 아닌 경영활동을 계약에 의해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아웃소싱하는 체계이지요(중략)
나머지 세 번째 부문이 바로 비상근 인력들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임시직일 수도 있고 전문적인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일 수도 있습니다(p92)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라. 기둥이 쓰러지지 않으면 집도 쓰러지지 않는다(p111)
-나의 강점을 세상 속에 알림으로써 유일한 전문 영역을 개척해 내고 싶어. 유일하면 곧 최고가 되는 것이지.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해(p127)
-일을 즐기면 인생의 대부분을 즐기는 셈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여가를 즐길 수 있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까지 즐길 수 있다면 인생은 황홀할 것입니다(p138)
-프랑스 낭시대학 행동생물학 연구소 디디에 드조르의 ‘쥐의 수영능력에 관한 보고서’ 중
착취, 피착취의 각각 2마리와 독립적 행동의 1마리, 그리고 무능한 천덕꾸러기 1마리와 인간사회의 비교(p158)
-상황이 모든 것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여라. 그것이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세이다(p199)
-자신을 팔아라. 재능을 팔고 기술을 팔고 취향을 팔고 기질을 팔고 지식을 팔아라. 그러나 결코 영혼만은 팔지 말아라. 영혼을 팔게 되는 날, 너는 사슬에 묶이게 된다. 그리고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너는 죽은 것이다(p209)
이 책을 읽고 세상에 이러한 점쟁이(혹은 선생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했다.
적시에 내게 필요한 지혜를 던져 줄 수 있는...
이 책에 잠시 인용되는 헤겔의 글 ‘황혼에 나는 부엉이’에 나오는 것처럼 ‘철학은 너무 늦게 도착하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지혜의 상징)는 땅거미가 질 무렵에야 자신의 비행을 시작’하는 우리의 삶에 그 같은 안내자가 필요하다면 이 책의 내용이 또 그러한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믿어 본다.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의 인생/ 김창기 著 (0) | 2009.01.16 |
---|---|
40대 전직의 기술/ 사토 후미오 著 (0) | 2009.01.14 |
제레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0) | 2009.01.07 |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조엘 그린블라트 著 | (0) | 2008.12.23 |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著 (0) | 2008.1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