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
일단 이 책을 보며 느낀 것은 ‘아,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라는 생각이다. 머리로야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의 영역을 다져가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서야 좀 더 구체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배운다.
이 책은 확실히 일반인보다는 오히려 컨설턴트들에게 지침이 될 만한 글이다. 다양한 사례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들, 그리고 함께 하는 노력들이 같은 현장을 체험하는 사람으로서 쉽게 들어온다. 사례 속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의 다양성과 함께 역시 이에 대처하는 컨설턴트들의 자세 또한 시선이 간다.
메인 저자인 신길자 컨설턴트는 미스매칭을 서류, 면접, 회사의 인재상, 지원자의 자신감, 자신의 길, 취업지원 시스템의 활용 등에서 찾고 있는데 후반부의 한 두 단원은 억지로 틀에 맞춘 느낌이 있다. 다만, 이론적인 부분과 실제 현장 컨설턴트들의 사례를 매 단원마다 배치한 것은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을 준다.
이 책의 주요 포인트는 구직자보다 오히려 컨설턴트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의 대중성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그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미덕이 될 수 있으리라.
마음에 남다>
- 학벌은 10년 이상 노력한 결과물이다. 학점과 어학성적, 자격증도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정성을 쏟은 열매다. 학교 레벨과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등의 항목은 꾸준함을 평가하는 현실적인 잣대다. 그러니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비중 있게 볼 수밖에 없다.(p.25)
- 자기소개서의 감동은 문장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소재, 다시 말해 자신만의 철학과 경험에서 온다.(p.28)
- 불경기일수록 사람들은 남의 아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도 지금 죽을 만큼 아프기 때문이다. 자,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자신에게 걱정을 나눠줄 사람과 자신의 걱정을 나눠가질 사람 중 당신은 어떤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p.33)
- 끌리는 자기소개서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특별하고, 연관성 있고, 예의바르다는 점이다.(p.41)
- 당신이 해당업계와 기업, 직무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면 시장을 바라보는 당신만의 안목이 있을 테고, 그렇다면 시장 흐름에 맞춰 5년 후, 10년 후 계획도 세워두지 않았을까? 기업은 바로 그 계획을 묻는 것이다.(p.51)
- 나는 구직자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잠재력의 크기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p.75)
- 세 가지 질문:
1.당신은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
2.당신은 어떻게 그 일을 잘할 계획인가?
3.당신은 그래서 무엇을 준비했나?
문제가 있다. 상당수 구직자들의 마음이 ‘가짜’라는 사실이다. 그 회사를 지원한 이유는 ‘어쩌다 보니’이고, 입사 후 포부는 ‘들어가서 시키는 일 적당히 하면서 잘리지 않고 버티는 것’이고, 그 회사 입사를 위해 준비한 것은 ‘따로 없다’이다.(p.117~118)
- 면접에서는 내 속마음이 ‘나’가 아니다. 보이는 내가 ‘나’다.(p.127)
- 한 인사담당자가 사적인 자리에서 혀를 끌끌 찼다. 이유를 물었더니 연봉이나 복리후생, 퇴근시간부터 챙기는 지원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입사하겠다는 지원자가 벌써 합격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예비 며느리나 사위가 ‘결혼하면 뭘 해줄 거냐?’고 묻는 거랑 다를 바 없어요.”(p.130~131)
- 면접관들이 인간관계를 테스트하기 위해 던지는 또 다른 질문은 ‘술’이다.(중략) 그런데 이 질문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은 ‘주량’이 아니다. 지원자가 사람들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p.148)
- 어떤 이의 삶은 거절과 함께 끝나는가 하면, 어떤 이의 삶은 거절과 함께 새로 시작된다.(p.175)
- “인사경력 10년이지만 지금도 사람은 확신하기 어려워. 애써 뽑아놨더니 하루 만에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도 부지기수지. 처음에는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뽑았는데 갈수록 사고 안 칠 것 같은 사람을 뽑게 돼. 다 잘났는데 한 가지가 이상한 사람보다 모난 데 없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을 선호하게 되지. 뽑을 때 뭔가 마음에 걸리는 직원은 반드시 나중에 사고치거나 왕따 당하더라고.”(어느 인사담당 경력자의 말, p.187)
- 비즈니스 세계에서 보수는 두 가지로 지급된다. 두 가지는 ‘급여와 경력’이다.(헤럴드 제닌, ‘프로페셔널 CEO’ 저자이자 전직 ITT CEO, p.198)
- 스펙이 낮다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부끄러워하지 말라.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발로 뛴 적도 없으면서 철석 붙기를 바라는 당신의 마음이다.(p.205)
- 여자들은 결혼하고 출산하면 보통 두 가지를 양보하게 된다. 직업과 날씬한 몸, 그저 눈에 보이는 이 둘을 양보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감까지 잃게 된다.(p.237)
-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상담 프로그램이 있으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각성과 의지를 중시한다. 제 아무리 산해진미가 가득하면 무엇 하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p.245)
- 우리의 삶은 한 곳에 안주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다이내믹한 삶, 즉 역동적인 삶이 우리의 본성이다. 불안? 그렇다. 움직이니까 다소 불안하다고 느낄 뿐이다.(p.250)
- 생애설계 준비과정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내려놓기’다. 지금까지 누렸던 명예, 돈, 삶의 방식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자신을 반추해 보며 툭툭 털어내야 할 것과 꼭꼭 챙겨야 할 것을 가리는 데서부터 설계는 시작된다.(p.288)
- “성공은 목표 달성이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를 향해 부단히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목표의 성취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계량적으로 큰 성취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에릭 부스, 줄리아드 음대 예술교육학 교수.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 중에서, p.338)
- “그러고 보니 나는 인생 설계라는 게 없네. 항상 그때그때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완전 연소하는 것뿐이지. 한 가지 프로젝트를 끝마치면 다시 백수로 돌아가서 내 마음 가는 대로 다양한 곳에 가고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사이에 그 다음의 ‘이거 재미있네!’라는 게 생겨나고, 다시 거기에 완전 연소하고..... 매번 그게 되풀이되는 거야. 내게는 ‘와 굉장하다, 재미있다, 대박이다’라는 원시적이고 단순한 감각이 인생을 결정하는 최고의 기준이야.”
(다카하시 아유무의 저서 <어드벤처 라이프> 중에서. p.339~340)
- 나는 지금껏 꿈은 원대하나 학력이 떨어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꿈을 품고 있는 자는 능력이 없으면 없는 대로 고지를 향해 나아간다. 반면 꿈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과거를 탓하며 웅덩이에 고인 물처럼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 물은 오래지 않아 썩기 마련이다.(김현빈, 뱅커스 & 컴퍼니 이사,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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