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이라고? 이쯤 되면 약간은 글과 관련 있는 사람으로서 혹할 법한 부제다. ‘포인트’만 알아도 글쓰기가 쉽다는 주장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작가는 여기에서 포인트 라이팅을 글의 5단계 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Point 포인트, Outline 아웃라인, Information 배경 정보, News 뉴스, Thought 생각.
이 5단계에 Intro 서두와 Ending 결말을 포함시켜 글의 전체 구조를 보여준다.
확실히 이 책은 글쓰기를 가르칠만한 사람답게 쉽게 쓰여 있다. 글이 잘 읽힌다. 거기에 중간 중간 나오는 글쓰기와 관련된 법칙이나 기술적 부분은 매우 요긴하다.
예를 들어, 상습적으로 ‘것’이란 지시대명사를 남발하는 나로선 ‘것’을 다른 글로 바꾸는 것에 대해 실용적인 배움을 얻었다. 대체로 생각이 글보다 반보쯤은 앞서 나가는 나로선 본의 아니게 쓰고 난 글이 지시대명사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 편이다. 그 외에도 흥미 있는 서두를 잡아나가는 법, 중복을 최대한 줄이는 사례 등은 개인적으로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든다.
다만, 이 글의 핵심주장에는 전적인 동의가 어렵다. 글쓰기를 빨리 배우는 방법, 쉽고 간단하게 배우는 방법이 ‘포인트’만 잘 잡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생각이 고루한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내게는 글을 잘 쓰는 최고의 방법은 구양수의 3다(3)에서 유래했다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방법이다. 구조를 이해하고 쓴다면 좀 나아질 순 있겠으나 역시 위의 세 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과장(?)을 마케팅적인 측면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준다면 이 책의 글쓰기에 관한 조언들은 매우 실용적이다. 오랜 기간 글에 대해 가졌던 고민의 일부가 명쾌하게 정리되기도 했다.
책이 제안하는 포인트를 갖춘 글쓰기를 하면, 내 글을 재미없어 하는 아내도 혹시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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