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경향신문 문화부 共著
책을 말하다>
책을 쓰는 사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머리에 일말의 ‘감’이 생기면 냅다 달리고 보는 저같은 스타일은 늘 이 부분에서 뭔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침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집어 들었지요. 좀 더 앞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책쓰기에 좀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책을 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필자들은 나름 자신의 영역에서 ‘이름’이 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전업작가의 어려움을 이야기 합니다. 한때 저 역시 그런 꿈을 꾼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제 일의 한 갈래로 함께 갈 수 있으만 감사해 볼까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과 자세, 그리고 글을 쓰는 방법까지, 기본적으로 이 글을 쓴 문화부 기자들의 필력도 뛰어나거니와 앞서 간 이들의 글 쓰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할 듯합니다.
다만, 아쉬운 건 과연 보통의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글을 쓸 꿈이나 꿔 볼 수 있을까 싶게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합니다. 범인이 보기에 동기부여란 게 없어 보입니다. 거기에 모든 인터뷰이들이 하필 대한민국의 최고 학벌만 나온 사람들인지라 은근 괴리감이 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뭐 이런 저런 것들을 차치하고, 글을 잘 쓰는 분들의 글에 대한 치열한 생각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작가는 ‘누구나’입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세상, 그런 ‘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을 기준으로 성인 월 평균 1권을 읽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힘든 현실일까요?
마음에 남다>
- 많은 저자들이 글쓰기를 말 걸기라고 정의한다. 자신을 향해 쓰는 글이란 없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글쓰기의 근본
동력이다.(중략) 말 걸기가 되려면 독백이 아닌 대화를 통해 상대와의 공명이 이뤄져야 한다.(p.9)
- 글은 언제나 목차가 만들어진 뒤에 작성하기 시작한다. 각 장마다 어떤 주장과 해석, 자료가 배치되어야 하는지를 화이트보드에 적어두고, 포스트잇을 붙여가면서 작업을 해나간다(p.58)
- 글을 쓸 때는 머릿속에 누군가 한 명을 앉혀놓는다. 청년에 대한 글을 쓸 때는 청년을, 교사에 대한 글을 쓸 때는 교사를 떠올리면서 쓴다. 머릿속으로는 그와 대화하고, 손으로는 써나간다(p.143)
- 지식이 많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다른 지식인의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게 되면 정작 하고 싶은 얘기를 시원하게 쓰지 못하고 자꾸 에둘러 가거나 안전판을 만들어놓으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대중서는 논문이 아닙니다. 비판을 피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완벽한 글을 쓰려고만 하면 안 돼요. 그럴수록 글이 산으로 가게 되죠.”(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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