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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그림자/ 이부영 著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6.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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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이부영

 

책을 말하다>

우리 마음속엔 참 많은 것들이 산다. 그림자도 있고, 아니마, 아니무스란 이름도 요상한 것들도 있고, 또 누군가는 아이도 마음속에 산다고 한다. 그 많은 것들 중 그림자는 우리가 가진 무의식 속의 열등한 인격이라고 융은 주장한다.

 

가끔 이런 게 내 속에 있었나?’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는 나를 보며 회의에 빠질 때가 있다. 난 좀 괜찮은 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형편없다싶게 만드는 어리석고, 부끄럽고, 때론 사나운 각양각색의 별 볼일 없는 나의 집합, 아마도 그런 게 이 책이 말하는 그림자가 아닐까 싶다.

다행인 것은 이 그림자는 누구나 정상적이라면 가지고 있는 것이고, 잘 끌어안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더 나은 자기를 향해 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한 이론이지만 한번쯤 나를 살피게 만드는 그림자, 외면하고 싶지만 어쩌면 반드시 돌아봐야 할 존재에 대한 이론적 탐구서라고 해야 할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뭐가 나아졌느냐고? 글쎄, 내 어두운 면을 좀 더 이해하게 됐다고나 할까? 그저 미워하고 덮어두려고 하지만 말고, 때로 다른 것들을 통해 풀어내기도 해야 하고, 보듬고 다독이며 가야 한다는 것, 혹은 그 때문에 더욱 자신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마음에 남다>

-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좀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일한 위험은 인간 그 자신이기 때문입니다.(중략) 우리는 그(인간)의 정신을 연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모든 재앙의 근원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융의 말 중에서, p.23)

 

-융의 무의식관은 무의식이 자율성을 가진 창조적 조정능력을 지닌 것이라는 점에서 프로이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인간의 원초적 행동유형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집단적 무의식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의식의 뿌리를 이루며 정신생활의 원천이라고 보는 만큼, 진화의 흔적으로 보는 프로이트의 생각과는 크게 다르다(p.33)

 

-그림자란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다. 그것은 나, 자아의 어두운 면이다. 다시 말해 자아로부터 배척되어 무의식에 억압된 성격측면이다. 그래서 그림자는 자아와 비슷하면서도 자아와는 대조되는, 자아가 가장 싫어하는 열등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p.41)

 

-우리의 무의식에는 의식과 무의식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원형이 있다. 이것을 자기원형이라 하는데 이 또한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원형적 그림자는 개인적 무의식의 내용으로서의 의 그림자에 비해 엄청나게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중략) ‘마귀’, ‘사탄이라 부르는 것들이 자기원형의 그림자 상이 될 수 있다(p.42)

 

-'자기란 자기실현의 종착점이자 시발점이다. 자기란 전체정신, 의식과 무의식이 하나로 통합된 전체정신이다. 그것은 인격성숙의 목표이며 이상이다. 자아를 넘는 자기실현, (중략), 전체정신의 중심핵이라는 뜻에서 자기를 말할 때 우리는 특별히 이것을 자기원형이라 한다.(중략)

한마디로 융은 인간무의식 속에서 하느님과 같은 신상을 발견한 것이다.(중략) 융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인간들이 신이라 부르는 대상에 해당되는 것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림자는 일차적으로 개인적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 자아 콤플렉스의 무의식면의 여러 가지 열등한 성격경향이다.(중략) 그림자는 의식에 가까이 있으면서 자아가 모르고 있는 무의식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우리가 무의식을 의식화하면서, 다시 말해 우리가 가지고 있으나 모르고 있는 인격부분을 깨달아가면서 성숙해가는 과정, 즉 자기실현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무의식의 요소이다. 그것은 성숙한 마음에 이른 첫 관문에 버티고 있는 수문장이다(p.52)

 

-무의식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곳에 어두운 그림자-파괴적, 부정적 열등성-만 있는 것이 아니고 창조적 능력, 즉 빛의 원천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p.53)

 

-자아란 어두운 것들이 포함된 큰 바다에 떠 있는 의식의 단편일 뿐이다(p.74)

 

-그림자는 낡은 방식들, 낡은 인격, 안일한 것들, 인격의 열등한 부분, 부정적 측면이며 감추어진, 바람직하지 않은 성질의 총화, 잘 발전되지 못한 기능들이며, 강렬한 저항에 의해서 억압되고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p.75)

 

-그림자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개인적 무의식에 억압된, 앞으로 의식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열등한 인격의 한 측면이다. 그러나 그 가장 밑바닥 단계는 동물의 충동성과 더 이상 구별할 수 없는 것이다(p.85)

 

-어떤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공연히’, ‘알 수 없는거북한 느낌, 불편한 감정, 혐오감, 경멸하는 마음이 일어난다면 분명 그곳에는 무의식의 투사가 일어나고 있고 대개 그 내용은 자아의 그림자에 해당된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그 사람에 대한 말이 나오면 공연히 기분이 언짢아진다든가 그 또는 그녀에 관한 좋지 않은 평을 꼭 한마디 하고 지나가야만 직성이 풀린다고 할 경우, 여기에도 그림자의 투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p.92)

 

-그림자의 집단적 투사란 어떤 집단 성원의 무의식에 같은 성질의 그림자가 형성되어 다른 집단에 투사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 경우 그림자는 개인적 특성을 가기기보다 집단적 특성을 지닌다. 그러한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는 그 집단성원이 하나의 페르조나, 즉 집단의식과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가족’, ‘우리는 동문’, ‘우리는 엘리트들의 모임등과 같은 슬로건 밑에 결속을 다짐할 때, 거기에 속하지 않은 집단과의 차별화가 일어나고 이것은 쉽게 배타적이 되거나 다른 집단으로부터 배타적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p.118)

 

-독일인들은 히틀러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모든 개인 속에 있는 어떤 것을 상징하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인간이 가진 온갖 열등성의 가장 놀랄 만한 인격화였다. 그는 심히 무능하고 적응되지 못한, 또한 무책임하고 정신병질적 성격으로 공허하며 유아적 환상에 찬, 그러나 들쥐나 부랑아의 날카로운 직관으로 저주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열등한 부분인 그림자를 엄청나게 많이 대변하고 있었고 독일인이 왜 그에게 빠졌는지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p.125)

 

-지역감정은 오히려 지역정서를 발전시킴으로써 완화할 수 있다(p.141)

 

-그림자 없는 사람은 위선자이거나 이중인격자, 또는 각종 노이로제를 일으킬 조건 아래 있는 사람이다. , 무의식적 그림자에서 단절되어 의식의 분리가 일어나고 있다. 인간은 신이 아니므로 누구나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노이로제가 되지는 않는다. 자기에게 그림자 따위는 없다고 자처할 때, 그림자가 자기 속에 있는데 보지 않으려 할 때 그것이 노이로제의 온상이 된다.(중략)

그림자 없는 사람은 자기의 그림자를 무의식간에 크게는 사회, 작게는 가족 중의 누군가에게 옮겨놓는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옮기면 그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가 되어 부모 대신에 가족 내에서 악역을 맡는 속죄양의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식되지 못한 부모의 그림자는 생물학적인 의미로서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자식들에게 유전된다(p.167~168)

 

-그림자는 살아 있는 부분이므로 우리는 그것을 내쫓을 수도 없고 순진하게 그것에 대해 궤변을 농할 수도 없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와 함께 살고자 한다.(중략) 그림자의 인식이란 곧 그러한 살아 있으며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의 부분을 인식한다는 것이며 인식이란 이 경우 받아들이는 것, 의식의 일부로 소화하는 것, ‘의식화이다(p.184)

 

-그림자의 인식은 그림자의 의식화로써 완결되어야 한다.(중략) 융이 말했듯이 그림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것(p.195)

 

-사람들은 항상 밝은 것, 선한 것, 정의로운 것, 깨끗한 것, 지혜로운 것만 향하여 달려간다. 그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처럼 이상을 추구하다가 억제된 그림자의 세계를 무시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선한 것은 선한 집단적 행동규범을 따르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전체정신을 실현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p.210)

 

-분석심리학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내용을 마음의 구조 속에서 탐구하고 무의식의 특징적인 내용들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고 그 내용을 의식화하는 자기실현의 과정을 설명한다. 여기서는 심적 사실이 중요하며 그것은 어떤 형이상학적 의미도 도덕적, 윤리적 색채도 없는 심리학적인 사실들이다. 다만, 분석심리학은 인간이 자기실현, 즉 전체정신을 실현하지 않을 때 노이로제와 같은 정신의 해리현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발견했고 따라서 건강의 회복이란 곧 자기 자신의 전체가 실현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자기실현의 잠재력이 그 마음의 핵심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였다(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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