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로또에 당첨된다면
삶이 참 팍팍한 시절이다. 모두가 ‘생계’라는 짐을 안고 살아간다. 예전과 달라서 욕심을 줄이면 된다지만 인간의 속성이 어디 그런가. 남이 가진 걸 내가 못가지면 불편하고 우울하다.
도대체 ‘생계’의 의미를 어디까지 봐야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우린 ‘먹고사는’ 일에 너무나 심하게 매달려 살아간다.
직업선택에 있어서도 제일 조건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된다.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젊으면 젊은 대로 ‘돈이 우선’이다.
가끔 자신의 진로를 잃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본다. 예전엔 젊은 사람들만 그랬는데 요즘은 나이든 이들도 이런 문제에 접하게 된다. 일정 시점에서 경력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온다. 그럴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단 얘기다.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무언가 방향을 설정해야겠는데, 자꾸 ‘돈’이라는 요소가 개입되면서 판단이 흐려진다.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돈’이 되는 직업인가가 우선이다. 어쩌다 마음에 드는 일이 나와도 그 놈의 ‘돈’이 말썽이다. 전혀 ‘돈’이 될 것 같지 않다며 금방 가능성의 문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때문에 내가 진로에 대해 상담할 때 자주 쓰는 질문의 하나가 “당신이 만약 로또에 당첨되어 돈을 굳이 더 벌 필요가 없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까”다.
그런데 이 답변에서도 문제들이 드러난다. 첫 번째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 ‘여행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여러분을 이 답변에 수긍이 가시는가? 사실 이건 ‘그 돈으로 뭘 하고 싶냐?’의 답변이지 ‘돈이 필요 없는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 무엇보다 평생 여행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체력 좋고, 방랑끼 심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이 여행에 목을 매는 이유는 늘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일에 묶여 살아야 했던 것에 대한 반향에 가깝다. 일이라는 일상이 있어 여행이 즐거운 것이지, 여행만 있는 삶이라면 다시 일상이 그리워지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이다. “평생 여행만 하고 사실 수 있겠어요?”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그 돈으로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돈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는 가정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케이스다.
어쨌든 이 모든 증상들은 ‘돈은 수단’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다. 어느새 수단이 목적이 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그러한 수단을 가지고 도대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가?’ 혹은 ‘최소한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면 당신은 무엇에 삶을 사용하고 싶은가?’
어쩌면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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