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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컨설팅

대기업 취업의 현실

by 정도영 200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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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위권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K군,

웬만큼 공부도 한다는 소리도 들었었지만 취업한파 때문인지 대기업 입사는 쉽지 않았다.

졸업 후 무려 11개월이 지나서야 간신히 그래도 제법 이름 있는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만족스런 취업이었음에도 그는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너무나 조직화되어 개인이 매몰되어 가는 환경과 이해가 되지 않는 상사에 대한 불만, 그리고 불안정한 고용환경 속에 강제로 내몰리는 선배들과, 주변에 공무원이 되어 좋은 신랑감 1순위라는 친구의 모습들에 그야말로 ‘종합적으로’ 자극을 받은 것이다.

결국 과감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온 그는 잠시 휴식을 가진 후 공무원을 향한 도전을 결행하게 된다. 그리고 고시공부만큼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매진하기 위해 오늘도 그는 노량진의 학원 사이를 누비고 있다.

이 사례는 어느 특정인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아주 전형적인 취업 흐름 중의 대표적인 행태이다.

2008년 기준으로 대기업 채용인원은 약 22,500명 선, 하지만 예상추정 대졸자 및 취업예비자의 수는 약 60만이다. 가끔 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 이야기를 나눠보면, 역시나 대개의 경우는 예외 없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쪽을 희망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대기업을 들어 갈 수 있는 행운을 가진 학생들이 수는 한 해 대학 졸업생의 약 5% 가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올해 들어 부쩍 줄어 든 공무원 채용계획 때문에 대기업을 향한 청년층의 구애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혹시 나머지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 물으실지 모르겠다. 적어도 졸업생들의 절반쯤은 대기업을 꿈꾸는 현실에서 소외된 95%는 대부분 그들이 그토록 경원해 마지않던 중소기업으로 가야한다.

한국의 고용지표를 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있고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그나마도 취업이 되는 대학생 취업률은 2007년 기준으로 50%가 채 안된다는 사실이다.

젊은 사람들도 이제는 ‘안정적 직장’을 최우선 순위로 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나온 대표적인 현상이 대기업 선호현상, 공무원 선호현상이다.

하지만, 젊다는 것은 사실 불확실한 것과의 동행이다. 그것이 야망에 불타거나 개인적 성취욕의 발로거나 혹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의 열정 때문이라면 나쁘지 않겠지만 단순히 ‘안정적 대기업’이란 이미지로 만들어낸 결과라면 위험하다. 실제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대기업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1년이면 수백회의 컨설팅을 하게 되는데 그 중 30% 정도는 대기업 출신자들이다. 그들의 고민이나 퇴직 사유를 듣다 보면 적어도 학생들이 꿈꾸는 ‘대기업이라는 파라다이스’는 없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첫 직장은 아주 중요하다. 그 부분을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실제 첫 직장을 어렵게 시작한 경우 보다 상향의 레벨로 회사를 옮길 확률은 불과 27% 정도라고 한다.

결국 나머지 전직자들은 보다 나빠진 환경과 어려운 여건 속으로 내던져 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나마 첫 직장을 좋은 곳에서 시작해야 나빠져도 최소한의 레벨은 보장받게 되는 것이니 젊은이들의 선택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다만,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려면 발꿈치를 드는 수고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대기업 입사만을 놓고 보면 이건 발꿈치를 드는 수고가 아니라 죽을 각오로 도약해야 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문제가 아쉬운 이유는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인 대학생들의 가치기준이다. 모두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대기업, 당연히 좌절하는 대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이 사회가 현재와 같은 기준 잣대를 가지고 있다면 나머지 대다수는 무능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에 가지 못한 대다수의 청년층들은 아마도 상당한 시간을 자책과 괴로움에 시달릴 것이다. 승자가 되지 못했으므로.

이것은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다양한 개성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성공관이 함께 하고 이런 것들이 조화롭게 어울려야 건강한 사회인데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죽어라고 달려간다. 신자유주의의 부(富)에 대한 집착은 들어 왔지만, 앞선 선진사회들의 건강한 사회관, 혹은 인간관은 제대로 들어오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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