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여성취업희망자들은 바쁘다
취업에도 '시즌'이라는 것이 있다. 연중 특별한 활동으로 활발한 때라는 것인데 대상에 따라 취업의 시즌은 좀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인 취업 성수기로 알려진 것은 3~5월, 거기에 가을 추석 이후인 10~11월 정도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간혹 대상에 따라 움직이는 시기가 다른 특별한 취업시즌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공영역 기간제의 취업시즌인 12월~1월까지의 기간이다.
[모 여성 관련기관에서 진행 했던 재취업 교육 중에서 한 컷! 참 밝은 교육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경력단절여성이나 경력이 많지 않은 여성취업 희망자들에게 공공영역 기간제 일자리는 일종의 디딤돌로서, 혹은 그 자체로서 대단히 인기 있는 일자리 중의 하나다.
남성의 경우도 참여를 원하는 이들이 최근 늘고 있긴 하지만 몸을 쓰는 일들이 주축이고 대부분의 간단한 사무나 취약계층 서비스 중심 일자리들은 복지 분야 특성 상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훨씬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은 연간 사업이 많다보니 12월에 모집을 시작해 1월 정도에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시장의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한번 여기에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의 경우, 계속 공공 영역에서 머물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대개 젊은 여성보다 경력단절을 오래 겪은 주부들이 중심이다 보니 개인들의 사정(예컨대, 아직 육아에 신경을 써야 한다든지, 가계의 주요 수입원보다 부가적인 수입원으로서 기능하는 경우 등) 상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다.
최근 기간제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기존에 일하는 사람과 새로이 진입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나름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이 된 것이다.
거기에 얼마 전까지는 11개월 근무 후 1달 정도의 휴지기를 갖고 재고용을 하던 관행(당연히 퇴직금과 무기 계약직 전환 문제 때문이다)과 저임금(최저임금) 상황이 개선되어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의 상당한 인상과 함께 퇴직금도 지급이 되니(무기 계약직 문제는 아직도 좀 지켜봐야 할 듯) 그 경쟁은 더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아, 최근에는 청년층 진입자들도 은근히 보이고 있다. 이러다보니 ‘누가 내정이네’ 하는 등의 채용과정에 대해 말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기간제 근로자의 규모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6년 4분기 기준으로, 민간과 공공을 포함해 169만 명, 전체 근로자의 12% 수준이니 꽤 큰 시장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주어진 롤 모델이나 성장의 루트가 너무나 단편적이다. 공공영역의 경우 대개 무기 계약직 전환이 최고의 로망이 된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해당 경험을 기반으로 전문가로 나아가든가, 민간시장으로의 유연한 이동을 꿈꾸는 것은 자의 반, 타의 반의 이유로 경우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 마치 시장에 근로자들이 고착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12월, 여성 구직자들은 바쁘다. 우리들의 아내, 누이, 동생들의 고달픈 노력을 보면, 응원의 마음과 함께 온갖 상념의 염려가 교차한다. 이 치열한 시장이 우리 시대의 한 단면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점진적 개선이 이뤄지기를 또 한 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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