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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휴식이 주는 것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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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休息), 많은 샐러리맨들의 애절한 바램, 그러나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왠지 우리 주변에 있는 휴식은 마치 바람과도 같아서 잡힐 듯 잡힐 듯 하지만 막상 지나고 보면 휴식을 취한 느낌을 우리는 가지지 못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세상은 이제 주 5일제가 정착이 되어가고 있고, 절대적으로 보면 우리 아버지세대나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너무도 현격하게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났건만, 어째서 우리는 아직도 늘 ‘바쁘다’, ‘짬이 없다’, ‘쉬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건대, 그것은 한국인에게 근세에 들어 뿌리박힌 잘못된 놀이관념 때문이 아닐까 한다.

흥취와 만취의 차이를 구분못하는, 행사와 휴식을 구분못하는, 쉼과 늘어짐의 차이를 구분못하는 어리석음이 가져온 우리 시간의 박탈감은 그런 잘못된 휴식에 대한 정의, 놀이관념등에서 발생한다.

나는 휴식이란 것에도 종류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좋은 휴식’과 ‘나쁜 휴식’이다.

아니 엄밀히 말한다면 나쁜 휴식은 휴식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또다른 노동의 연장이고, 때로는 자기방치와 자기파괴의 시간일 뿐이다.

먼저 나쁜 휴식의 예를 들어보자.

A는 어느 기업체의 대리다.

그는 주 5일제를 시작한지 꽤 되었지만 사실 특별한 활동이라곤 없다.

그에게 주일을 쉰다는 건, TV앞에 드러누워 평소 먹고 싶었던 걸 먹으며 하루종일 빈둥거리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어쩌다 결혼식 행사정도가 있으면 움직이거나 혹은 아내와 아이들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나들이 정도지만 어지간하면 그는 집에서 ‘버티는’ 주말의 패턴을 좋아한다.

실컷 TV보고, 혹은 늘어지게 잠을 자고, 어쩌다 친구가 전화오면 ‘간만에 한잔하자’며 나간다. 대개 금요일 밤, 토요일 밤의 술자리는 취침시간을 넘겨 마시기 일쑤다.

그러면 당연히 다음날 아침은 늦잠에, 깨고 나도 해장국부터 찾아야 한다. 그리곤 비몽사몽 오전을 넘기고 다시 TV앞으로...

드물게 아내와 아이들과 나들이를 나가도 그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온갖 음식은 다 싸들고, 복잡한 교통체증과 먼거리의 장애를 넘어 이름난 휴양지를 찾는다.

대체로 그런 날은 부부싸움도 의외로 잦고, 갖다 온 다음은 출근할 때의 몸이 만신창이다.

회사에 나와 만난 동료들의 ‘주말 잘 보냈냐?’는 인사말에 으레 나가는 말은, ‘쉬는게 쉬는게 아냐~’란 하소연....

이에 비해, 같은 회사에 다니는 B의 휴식은 다르다.

B는 일단 월초에 혹은 상황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주초에 휴식계획을 짠다.

주변에선 무슨 놈의 휴식에 계획이냐고 핀잔을 주지만, 그는 계획성없는 휴일이 대개 망가지는 걸로 귀결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도 한때는 주당소리를 들어가며 누구보다 폭음과 만취를 오가는 생활을 해봤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숙취속에 깨어나는 아침이 너무 싫었고 마침내 휴일을 ‘계획’하는 사람이 되었다.

먼저 주 5일제의 토요일, 일요일중 하루는 아내의 양해를 구해 거의 도서관에 가거나 저녁을 이용해 세미나나 특강에 참여한다. 최근 늘어나는 업무로 인해 자기계발의 시간이 없는 그에게 주말은 활용하기에 너무도 고마운 시간이 되었다.

때로는 아예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으로 여름날은 피서를 가기도 한다. 시원한 에어컨시설 안에서 각자 필요한 책을 보고, 간간이 도서관에서 행사로 열리는 무료가족영화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꼭 필요한 만남은 미리 계획해 둔다.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에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간단한 정도의 음주로 일정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그는 거의 평일의 생활패턴을 웬만하면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휴일의 폭음, 폭식 등이 피로의 원인이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나, 때론 1박의 코스로 가족들과 여행을 가기도 한다. 단, 이 경우에도 어지간하면 한달에 한번 정도로 계획을 잡고, 주말 나들이는 장거리여행을 피한다. 가까운 곳에 미리 예약을 해두고 출발시간등도 미리 체증을 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맞추어 놓아 최대한 이동으로 인한 피로를 줄인다. 특히, 그의 여행등에서 주목할 것은 그가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어떤 교훈이나 체험, 독특한 즐거움이란 테마를 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B는 한마디로 ‘놀 줄 아는’아빠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해 두는 것이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떤 쪽에 속하는지 한번 살펴보자.

A와 같은 스타일인가? 아니면 B와 같은 스타일인가?

한가지는 분명하다. 이러한 생활패턴이 누적되면 지금은 똑같이 한 회사의 대리요, 가장이지만 몇 년만 지나면 그들이 회사와 가정에서 가지는 위상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휴식은 막 쓰라고 주어진 시간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그것을 위해 당신에게 여유를 주진 않는다. 가족도 그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의 에너지란 특별한 몇몇 사람들을 빼놓곤 대개 유한하다. 이것은 마치 배터리와 같아서 열심히 썼다면 다시 재충전을 해주어야 한다. 만약 이를 게을리하면 일종의 방전현상과

같은 상태를 당신은 맞이할지도 모른다.

삶에 유용한 아주 건강한 습관을 당신이 처음부터 개발해 놓지 않았다면, 당신 삶의 휴식도 이제 계획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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