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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화려하지만 위험한 외출, 창업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09.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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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의 재취업 복귀에 대하여

Q: 생각해보면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땐 누구나 나를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곧 잊혀지더군요. 성공을 하지 못한 창업의 대가는 무서웠습니다. 이젠 재취업조차 쉽지 않군요.

  

한때 나는 창업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산 적이 있었다. 자유롭고 싶었고, 막연하지만 오랜 시간 내 뜻대로 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창업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같이 어려운 시대, 특히나 40대 후반만 되도 다른 일자리로의 전직이 어려워지는 시대에서 창업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성공만 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도  그것이 성공적으로만 돌아가면 대개의 경우 직장에서 받던 수입의 몇 배 수준까지는 올라가는 현실을 보며, 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판단으로 일을 진행시킨다는 매력으로 우리는 곧잘 창업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높아지는 관심만큼이나 이제는 창업이 성공률 10% 미만을 헤아릴 만큼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지나치게 그 위험성이 부풀려진 측면까지도 있어 보이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의 비중은 기형적으로 높다. 수출 위주의 나라에서 자영업의 비중은 내수 위주의 나라보다도 높다고 한다.

2007년 2월 국세청에서 발표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5년 국내 사업자들은 88만명이 새로 창업하고 79만명이 폐업했다. 이들 사업자 폐업의 57.1%(45만명)가 사업부진이 원인이다. 전형적인 다산다사(多産多死)형 창업구조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비율(전체취업자 중)은 2005년 기준으로 27.0%로 세계에서 멕시코(31.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OECD 국가들의 평균 자영업자비율(13.7%) 보다도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자영업 과잉현상은 IMF이후 국내기업들의 상시구조조정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조기 퇴직이 성행하고, 청년실업이 일반화된 여파일 것으로 추측된다.

거기에 취약한 사회안전망이 더 이상 개인들을 구제하기 힘들다는 자각이 일어나면서 자영업 과다는 일종의 사회구조적 현상으로 정착되었다.

 

자영업은 그 자체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반작용, 그리고 살아남기만 하면 직장인보다 훨씬 낫다는 약간은 환상적인 낭만주의 등에 기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현장에서 컨설팅을 하다 보면 흔히 짧게는 3~4년, 길게는 5년 이상의 경력공백을 가진 40대 중, 후반의 남성들을 부딪히게 된다. 이렇게 이유 없이 이력서에 공백이 뜨는 경우는 대개 ‘화려한 외출’, 즉 창업을 시도했던 케이스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 중견 간부를 지내시다 대형마트를 운영하셨다는 분, 혹은 크든 작든 식당을 운영하신 분, 그 외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직접 창업을 경험하신 분까지 다양하지만 대개 이런 분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안고 계신 경우가 많다.

 

첫째는 경력관리가 틀어져 한 때 잘 나가는 분이었다 할지라도 재취업이 어려워질 만큼 시장에서의 상품성이 급락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몇 년 전에 5~6천만 원이 넘던 연봉을 자랑하던 30대의 외국계 혹은 대기업의 젊은 간부가 이제는 영업적 기반과 감각을 잃고 경쟁력이 떨어진 재취업이 요원한 40대의 애매한 경력의 소유자가 된 경우를 흔히 본다.

그나마 같은 업종에서 창업을 했던 경우라면 그래도 좀 나은 대접을 받겠지만 뜬금없이 요식업이나 다른 엉뚱한 일에 종사했던 경우라면 기존의 화려했던 경력은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더 나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처음엔 자신의 과거 경력만을 생각해 고용시장에서의 냉정한 평가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거 했던 일로 복귀만 해도 성공이라 해야 할 판에 과거의 임금 혹은 가끔 심한 경우는 자신의 동료들의 현재 수준과 비교하며 희망연봉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또 다시 몇 달, 혹은 심하면 1년 이상의 허송세월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둘째는 창업 후의 복귀 시 대부분의 경우는 경제적으로 갑자기 나빠지는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창업을 했던 이가 다시 재취업 현장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그 사업에 실패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봐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창업의 실패는 한 직장에서의 실패보다 훨씬 큰 후유증을 남긴다.

단순히 생활의 질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의 위협을 받거나, 심한 경우 신용불량의 위기에 몰리는 경우도 다수 보게 된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면 가족이 해체될 위험에 처한 상황도 낯설지 않다. 아이들에게 한참 돈이 들어갈 무렵에 창업에 실패했다면 그 가족에겐 치명타에 가까운 일이다. 혹여라도 부인이나 가족이 반대하는 창업을 무리하게 남편이 밀어붙인 경우라면 그 후폭풍은 가족 존립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경제적 지표가 삶의 행복의 척도의 중요부분을 차지하게 된 후 우리사회는 돈 문제로 가족이 파괴되는 것이 일상화되다시피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나 재취업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경제적 문제로 시작된 개인의 위기는 대체로 그 사람의 개인성격의 변화는 물론, 가족을 포함한 주변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창업으로의 ‘화려한 외출’은 곧잘 ‘위험한 외출’이 되고 만다.

하지만 결국 늦은 나이까지 내 뜻만큼 일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창업의 매력은 여전하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겐 나이가 들 수록 재취업의 문제는 쉽게 돌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창업성공률 10% 미만의 현실임에도 많은 이들이 창업에 시선을 주게 되는 이유이다.

그런 이유로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까지 잘못된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컨설턴트로서 관심을 두는 부분은 창업의 진행상 벌어지기 쉬운 몇 가지 유의할 사항과 이후 다시 재취업으로 돌아올 때의 문제이다.

먼저 창업 시 유행을 쫓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라는 것이다. 흔히 돈이 된다는 말에만 치중해 자신의 과거 경력, 자신의 적성, 자신의 강점과는 전혀 무관한 일에 뛰어드는 어리석음을 범하곤 한다.

반드시 자신의 과거 경력을 따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가진 자원과는 무관한, 세상의 기준에만 맞춘 선택은 최악의 경우 고용시장으로의 복귀조차 어렵게 만들게 된다.

 

두 번째는 고용시장 복귀 시 창업의 경험을 단순히 자신의 경력공백으로 두지 말고 경력의 일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경력주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적어도 지원하는 회사가 납득할 만한 상품성이 있음을 자신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예로는 창업 시 이루어냈던 성과가 있다면 자신의 경력에 하나의 성취업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성급한 복귀’는 아닌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창업시장은 바로바로 승부를 내는 곳은 아니다. 성급한 진입과 이른 포기는 어떤 결과도 남기지 못하고 경력관리상 흠집으로만 남을 수 있다. 적어도 후회를 남기지 않을 만한 노력과 시도는 충분히 해보아야 한다. 가장 나쁜 케이스가 취업과 창업을 자꾸 반복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경력에 어떤 힘도 붙기 힘들고 이력서상으로도 나쁜 인상을 주는 가장 대표적인 조건이다.

 

끝으로 고용시장 복귀를 결심할 때는 자신의 상품성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복귀 전략을 짜야한다.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을 활용하거나, 그게 아니면 어떤 분야로 복귀할 것인지, 혹은 지금 당장 여러 가지 조건이 불리하다면 어떻게 자신의 경력을 가치 있는 것으로 회복시킬 최소한의 단계를 밟을 수 있을지를 가늠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빠른 경력복귀는 필수적인 관건이다. 공백이 이유 없이 길어진다면 점점 더 고용시장 복귀는 힘들어진다. 조금 좋지 않은 조건이더라도 자신의 경력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면 선택해야 한다. 경력이 회복된다면 ‘다음번’이라는 것을 노릴 수 있지만 자신의 경력이 한번 끊어진 후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처음부터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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