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인 기업을 만나다

프리랜서 연극배우 이병철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0. 1. 20.
반응형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과의 인터뷰(프리랜서 연극배우 이병철)



 

그는 개인적으로도 좀 오랜 기간 봐 온 얼굴이다.
그래서 그가 가졌던 고민과 방황을 나는 꽤 잘 알고 있다.
30후반이라는 쉽지 않은 나이에 그는 다시 모든 것을 버리고 '그가 원하는 삶'으로의 복귀를 시도했다.
아직 그는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또한 즐겁다!

자신이 하는 일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A) 여러 극단과 함께 연극작품을 같이 하고 있다. 주로 속한 극단은 있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프리랜서 배우에 가깝다.  주로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작년에 '무의도 기행' 등 8편의 작품에 출현했고, 가끔 아르바이트로 영화나 연극쪽 단역을 맞기도 한다.

연극을 하게 된 계기는?

A) 20대 초에 우연히 영화 '미지왕'(요즘 MBC드라마 '파스타'에 나오는 배우 조상기으 데뷔작으로 기억된다)에서 단역으로 잠깐 출연을 했던 것이 연기에 발을 들여 놓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인천지역 아마추어 직장인 연극팀인 '공감'의 단원으로 몇 년을 활동하며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결국 생활전선으로 복귀했다 끝내 다시 발을 들여놓고 말았다.

일은 즐거운지.....

오직 그것 하나 보고 돌아왔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일은 당연히 재미있다. 박한 보수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덤으로 준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다.
원래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공연을 하면 그 기간동안 상당한 집중을 하게 되고 다시 쉬는 상황이 오는 그런 과정이 좋다. 일종의 몰입이랄까.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돈'이 웬수다. 최근 인터넷 공익광고 CF를 찍기도 했는데 정말 차비값만 주더라.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있다. 아마 한동안 힘들지 않을까 한다. ㅎㅎㅎ...

말 나온 김에 더 물어보자. 수입원과 수입을 알 수 있나?

주요 소속으로 활동하는 극단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돈이 나오지는 않는다. 주로 작품을 하면 편당 얼마, 그리고 영화나 TV출연시 돈을 받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연극관련 아르바이트(주로 몸으로 하는 일들)로 보조한다. 그래도 연봉으로 1200정도나 될까?  그런데 이게 최근 다시 복귀한 사람들의 수준으로 보면 낮은 것도 아니란다.  이게 연극판의 현실이다.^^;

 만약 다시 시작한다면 어디서부터 일을 하고 싶은가?

이름있는 극단에서 제대로 된 출발을 하고 싶다. 연극판에서는 선후배나 인맥이 매우 중요하다. 길었던 방황도 후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일을 하면서 갖추야 할 자질이나 준비가 있다면?

'용기'다.(꽤 단적을 말했다)  배고픈 직업이니까 시작과 올인에는 그만큼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라톤 같은 연극의 길을 참고 갈 수 있는 '인내'도 필요하다.

개인적 롤모델이 있는지?

'박철민'이란 배우를 정말 좋아한다.  마당극 '밥'에서 그를 보고 반해버렸다.  캐릭터도 좋고 늦게 빛을 보는 케이스란 점에서 자극이 된다.

앞으로 꿈꾸는 진로가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코메디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보고 싶다. 
(나이도 있고 나름대로 기한을 두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는 지금은 무조건 계속해 보고 싶다고 했다.)

혹시 같은 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는지?

힘든 일이다. 힘내라는 말밖엔 잘 하지 않는다.  여긴 외도를 하는 사람이 많다.  언젠가 '떠나겠다'는 결심이 들면 그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떠나야 한다. 잘 못 하면 망가지기도 하니까.

현재 준비하고 있거나 참여하고 있는 일은?

2월쯤에 공연하게 될 '아! 영종진'이라는 창작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연극인데 안무가 많아 재미있을 것 같다.
최근 '성냥공장 아가씨'란 무성영화의 오디션을 통과해 나름 중요한 배역을 받았다. 4월쯤에 인천예술회관쪽에서 변사를 활용해 9회정도 공연을 한다.
대강 예정된 것은 올해 연극 3편에, 영화쪽으로 3편 정도 단역 출연을 할 것 같다.  다행이 일이 끊어지는 편은 아니다.  운이 좋은 편이다.

 
그의 표정에 모처럼 안정감이 어리는 것처럼 느껴진 건 나만의 생각일까?
꽤 긴 시간의 방황끝에 그의 말처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건 모습치고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
세속적 성공이라는 기준으로는 아직 내세울 것이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그가 꿈꾸던 삶이었으니까.

커리어 컨설턴트의 팁(Tip):
아마추어 연극을 통해서 프로로 진출하거나, 혹은 아예 처음부터 프로로 진출하는 연극관련 배우들의 경우  결국 생계문제가 큰 어려움이다.
알다시피 종래 연극을 기반으로 영화나 TV에서 성공하는 이들은 극소수이다.
이렇게 바닥부터 다져가는 케이스가 있는 반면, 내가 아는 한 지인을 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용하기도 하고, 강의를 나가거나 단편 연출을 맡기도 한다.
각종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교육과 연극'을 매칭시켜 나가는 것도 나름 좋은 모델이 아닐까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