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읽고...
주식을 하는 이들에게 고수에 대한 환상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는 일일 것이다. 특히나 그 고수가 자신을 만나 성공이 확실한 비전을 전수해 준다면...
여기 그런 환상을 충족시킬만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1980년대와 1990년대 시카고 선물시장의 왕자로 군림했던 전설적인 투자자 리처드 데니스와 그의 ‘특별수업’을 통해 전문 트레이더로 성장했던 터틀 트레이더들의 이야기이다.
터틀 트레이딩은 리처드 데니스가 그의 절친이자 파트너였던 윌리엄 에크하르트와 함께 ‘트레이더의 자질이 천부적인 것이냐 후천적인 것이냐?’를 놓고 벌어진 시험이었다.
두 사람 모두 실제로는 천부적인 쪽에 가까웠던 사람이었지만, 야전적 기질의 리처드 데니스는 후천적 트레이닝이 가능함을 주장했고, 반대로 신중하고 내성적인 에크하르트는 선천적 능력을 강조했었다.
어쨌든 이들은 이 실험을 위해 실제 사람을 모으고 실제 돈(리처드 데니스의 재산, 100만 달러 기준, 수익의 15%는 터틀의 몫)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해 결과를 내게 되는데, 이 일련의 과정을 저자 마이크 코벨이 지난 터틀 참여자들과 주변인들을 통해 추적해 만들어진 것이 이 책이다.
아마도 이런 스타일의 책에 가장 큰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은 ‘과연 그 비법이 어떤 것이었을까?’와 ‘그것이 실제 얼마나 효력이 있었나?’에 대한 검증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이 주는 비법은 간단하지만 아주 명쾌하지는 않다. 주로 가격 흐름을 활용한 시스템 매매와 관련된 이야기인 듯 한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내 자신의 주식에 대한 역량이 뛰어나지 않다 보니 이해가 좀 어렵다.
특히나 큰 틀의 원칙 속에 숨겨져 있는 실제 운용에 관한 암묵지는 생략되었을 테니, 그 어려움이야 당연한 것이리라.
다만, 제시 리버모어 이후의 추세추종 전략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고, 무엇보다 그들의 행보를 통해 주식세계를 한번 들여다 볼 수 있는 점은 대단히 흥미롭다.
실제 이 실험을 통해 전수를 받은 이들 중에는 백만장자로 성공한 이가 많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까지 합하면 꽤 많은 수가 터틀 실험의 원칙을 발판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 실험이 종래엔 배분이나 질시, 신뢰의 문제로 겨우 2번의 실험군만을 만들고 애매하게 종료되었지만, 일단의 실험을 통한 추세추종형 전략의 모습과 리처드 데니스의 투자원칙에 대한 공부는 현재에도 개인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물론 그렇다 해도 부분적인 도움이다. 최근까지의 눈부신 시스템 트레이딩의 진보를 생각하면 이것들은 이미 평범한 고전이 되었을 것이다)
2. 기억에 남는 구절들
- 시장은 혼돈 그 자체이고 그 게임의 이름은 생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20세기의 뛰어난 투자가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리처드 산도르의 데니스에 대한 평, p33)
- 트레이딩은 나에게 관습적인 지식에 안주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내가 트레이딩을 통해 번 돈은 다수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모든 사람이 믿고 있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 나는 시장에서 그것을 배웠다. 대중은 종종 미치광이처럼 행동하고, 시장은 비합리적이다. 특히 감정의 지배를 받을 때, 시장은 언제나 잘못된 방향으로 갔다(p35)
- 데니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수학에 관심이 잇는 사람과 대입시험점수가 높은 사람, 컴퓨터나 트레이딩 도구에 흥미가 있는 사람을 찾았다. 특히 시스템과 관련된 일을 해본 사람은 가산점을 받았다(p67)
- 나도 채권이나 외환은 모른다. 그러나 채권, 외환시장에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었다. 둘 다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옥수수 거래는 채권 거래와는 다르지만 트레이딩 규칙과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시장에 투자할 때는 다른 투자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는 군중 심리를 이용해서 트레이딩을 한다. 결코 옥수수, 콩, S&P를 트레이딩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숫자를 트레이딩 할 뿐이다(p94)
- 터틀의 핵심원칙:(p96)
*투자원금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에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말라
*일관성을 유지하고 마음을 안정시켜라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근거해서 스스로를 평가하라
*시장이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움직임을 보일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숙지하라
*불가능한 사건도 종종 일어날 수 있으며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다
*다음날 긴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해 대처방안과 처리방안을 매일 점검하라
*어떤 종목이 오르고 어떤 종목이 떨어질 것인가? 그 확률은 각각 얼마나 될까?
- 에크하르트의 최적의 트레이딩과 관련한 다섯 가지 질문:(p97)
*시장 상태는 어떤가?(현재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가?)
*시장 변동성은 얼마인가?(변동성은 N으로 표시한다. 시장의 하루 변동성을 의미)
*트레이딩에 투입될 자금은 얼마인가?(투자규칙은 투자자금에 맞춰진다)
*트레이딩 시스템은 무엇인가? S1(20일 가격 최고치 시 진입, 최저치 시 매도), S2 등
*트레이더 혹은 고객의 회피 성향은? 터틀 트레이더들이 다른 거래를 위해 더 큰 추셀ㄹ 기다리는 동안 시장에 남아 계속 게임을 하려면, 부분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 당신은 시장보다 똑똑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규칙을 지켜야 한다.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머리가 뛰어나든 달라질 것은 거의 없다. 당신이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고, 똑같은 제약 조건아래 있다면 규칙을 따라야 한다.(에크하르트의 말, p100)
- 터틀은 언제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매수 타이밍)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언제 시장에서 빠져 나올 것인가(매도 타이밍)를 집중적으로 훈련받았다(p106)
- 상승 또는 하락 트렌드가 얼마나 오래갈 지 예측하지 마라. 예측자체가 불가능하다(p109)
- 얼마나 자주 상승종목을 알아맞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을 골라내는 것이 핵심이다(p119)
- 투자 결정에 가격을 활용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면 텔레비전 시청을 중단하라. 신문에 난 경제 뉴스도 읽지 말라. 시가, 고가, 저가, 그리고 종가를 눈여겨보면서 가격 흐름을 읽으라. 투자 결정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는 가격이다(p121)
- 숏 셀링의 개념을 받아들이라. 시장 가격이 하락할 때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즐겨야 한다. 터틀은 숏 셀링 전략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p121)
- 터틀은 두 가지 투자방침, 즉 시스템을 배웠다. 시스템 1(S1)은 4주간 가격이 뚫렸을 때 시장에 진입하고, 2주간 가격이 무너지면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만약 어떤 주식이 4주래 최고치를 상향 돌파했다면 터틀은 그 주식을 샀다. 이후 그 주식이 2주래 최저치를 하향 돌파하면 주식을 팔고 나왔다. 이때 시장이 열리는 날(거래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주는 10거래일, 4주는 20거래일을 뜻한다.(중략)
만약 터틀이 4주 시장 진입 신호를 건너뛰었는데, 시장 트렌드가 만들어졌다면 11주 신호를 이용하는 시스템2(S2)를 적용했다. S2는 터틀의 장기 트레이딩 시스템으로 11주간(55일)의 최고치와 최저치를 시장 진입 신호로, 4주간(20일)의 최고치와 최저치를 시장 이탈 신호로 사용한다. S2는 빅 트렌드를 지나치는 실수를 방지한다(p123)
- 시장 진입과 이탈을 결정하는 가격 주기를 다르게 해서 여러 번 실험을 해보라. 특정 숫자에 고정될 필요는 없다. 일단 주기를 결정했으면 지속적으로 그것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테스트하고 실행해 보는 것이 신뢰를 형성하는 지름길이다. 검증하라. 그리고 믿으라(p125)
- 핵심은 간단한 이동평균 또는 신고점/신저점 방식이다. 각종 변수를 보다 긴 안목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많이 생각하게 하거나 과도한 분석 그리고 지나치게 화려한 것은 오히려 나쁜 상황을 만들게 된다(p126)
- 평균 실변동값(N): 오늘 고가와 오늘 저가의 차이/ 어제 종가와 오늘 고가의 차이/ 어제 종가와 오늘 저가의 차이 중 최대값(절대값)
N값을 이동평균 방식으로 묘사
- 시장진입과 이탈을 결정하는 S1과 S2, 그리고 N을 이해했다면 이익이 나고 있는 투자에 몰아주는 법(피라미딩)을 익혀야 한다. 실제로 터틀 트레이더들은 대박 투자를 극대화함으로써 환상적인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p142)
- 터틀은 트레이딩을 할 때 두 가지 기본적인 시장 이탈 규칙 또는 손절매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p151)
* 2N 손절매/ * S1 또는 S2에 근거한 시장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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