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활동의 중심은 어디인가?
‘2년째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온 정모(25·여)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왔지만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도 인원을 대폭 줄인다고 하니 합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 씨는 “지금이라도 민간 기업체 취직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사기업이라고 만만하게 들어갈 수 있겠느냐”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최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의 상황을 잘 표현한 신문의 한 인터뷰 내용이다.
통계청의 07년 7월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의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532만 3000명 중 취업준비생은 약53만명이고, 이 중에서 공무원 시험, 속칭 공시(公試)를 준비중인 사람은 약37%선인 19만 6000명이라고 한다. 눈 여겨 봐야 할 부분 중의 하나는 공무원 준비 중인 청년층의 숫자가 일반기업체를 준비 중인 청년층 숫자의 두 배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는 이런 사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위 공시준비생의 사례를 통한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관련 의식의 일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취업컨설팅과 관련해서는 큰 흐름이 있다. 그것은 대체로 자기진단부터 시작해서 본인이 원하는 취업분야에 대한 조사, 확정 그리고 그 사이의 장애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대안을 선택, 구체적인 취업계획을 짜고 실행해 나가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그것이다.
이것은 국제적으로도 거의 큰 틀의 차이가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대부분은 이 틀에 기반하되 약간씩의 변형을 가할 뿐이다.
이렇듯 그 틀이 분명하다는 것은 수많은 사례와 취업컨설팅과 관련한 이론적 노력 등이 그 필요성을 절감한 결과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청년층 취업준비자들은 이러한 패턴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나를 기점으로 하는 취업관련 프로세스의 출발’이 아닌, ‘현실적 상황을 기반으로 한 출발’에 초점을 두는 현상이다.
‘내가 중심’인 경우와 ‘상황 혹은 현실’이 중심인 경우는 생각 밖으로 극명한 차이가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현실상황이 어려운 경우, 젊은 취업준비자들은 현실논리에 휘둘려 거의 자신을 잊고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더욱 빈번하다.
위의 사례의 맹점은 ‘안정적 일자리’에 대한 갈망과 현실적인 장애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은 있는데 비해 자신의 희망과 적성 등이란 잣대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짧은 인터뷰라 그런 부분이 생략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요즘 시대 젊은이들이 겪는 취업과정의 한 단면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현실논리를 쫓아 갈 경우, 그 주체인 ‘나’는 마냥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상황에 내가 갈 길은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다른’ 급박하고 일관성없는 구직활동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보다 나쁜 것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 취업의 결과가 대부분 단발적인 기간으로 끝나고, 젊은 세대는 다시 기약없이 험난한 구직현장으로 내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다시 또 이런저런 현실논리로 ‘안정성’을 찾아 시험준비도 하고, ‘돈’을 쫓아 또 다른 생각 못한 일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일종의 사회적 악순환이 된다.
지금이라도 새로이 준비해야 한다.
아주 급박한 생계문제가 당장에 다른 길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사자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바에 대한 청사진은 준비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청춘을 담보로 한 숱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누군가는 젊을 때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언제 겪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린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젊은 시절엔 어지간한 준비를 하고 출발해도 겪게 되는 것이 시행착오다. 어차피 그것은 하나의 통과의례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 준비없는 시행착오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나이 50, 60이 되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경력컨설턴트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젊은 세대는 자신의 취업을 위한 중심을 잡고 시행착오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업, 창업과 관련된 주목할 만한 통계들 (1) | 2008.12.24 |
---|---|
청년실업 시대, 해법은 누구에게 있나? (0) | 2008.11.20 |
구직을 포기하는 젊은이들? (0) | 2008.10.14 |
제2의 인생준비 (0) | 2008.09.24 |
공무원 1만명 감축의 의미 (0) | 2008.05.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