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유용합니다

공무원 1만명 감축의 의미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08. 5. 12.
반응형
 

지방 공무원 1만명 감축의 의미


‘행정안전부는 1일, “전체 지방자치단체 일반직 공무원 총액인건비의 5%를 절감(자치단체별로 최대 10%까지), 일반직 지방공무원 중 약 1만 명 이상을 올해 안에 감축토록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일반직 공무원 1만 여 명 외에 무기계약근로자도 동일비율로 감축”하도록 해 실제 감축되는 인원은 1만여 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이 기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나라 공무원의 노무현 정부를 통한 최근 증가추세는 폭발적이었다.

국가공무원 증가 추이는 06년 말 95만 7,208명으로 02년 말 DJ 정부시절 88만 9,993명과 비교해 6만 7,215명(7.56%)이나 늘어났고, 올해도 1만 2,317명을 증원하는 것을 비롯 2011년 까지 향후 5년간 무려 5만 1,223명의 공무원을 더 늘릴 계획이라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공무원 증원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국가채무가 역사상 유례없이 증가된 시점에서 그동안 증가된 공무원 인건비만 1조원이 넘는 추가비용이 발생된 이 상황은 국민으로서 납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까지도 이러한 계획을 밀어부쳤었다

오죽 했으면 ‘이 나라는 공무원만 살겠다’는 말까지 있었을까.

특히나, 지방의 경우 ‘지방으로 유입되는 돈은 공무원 월급이 유일하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지방 경제는 죽고, 공무원만이 남은 이상한 형태의 지방 정부가 존재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 감축안에 대한 결단은 일단 환영한다는 것이 대중들의 정서인 듯 하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 공무원 숫자가 너무 많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데 OECD 자료에 따르면 가입한 국가들 중 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국민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이 많은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공무원 1인 당 국민 수는 일본이 28.9명, 영국이 15.3명, 미국이 13.3명, 덴마크가 7.5명인 것에 비해 한국은 53.6명이다. 사실 이 논지는 노무현 정부시대의 공무원 증원에 대한 근간이 되는 논리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나라의 다른 기준들은 이전 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던 ‘OECD 기준’에 부합하느냐고 말이다.

이미 정부행정 효율은 42위(IMD,2006년 발표기준)로 2002년 27위에서 15단계 추락하였고,

국가부채는 2002년 133.6조원에서 2006년에는 282.8조원으로 149.2조원이나 늘어났는데도 과연 우리는 OECD 타령을 지속할 것인가는 너무나 분명한 결단을 우리로 하여금 촉구하고 있다.

물론 공무원이 이러한 사항들에 대해 무조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공무원이 이런 시대상황속에서도 무풍지대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무원 시대가 불러 온 또 다른 어두운 면을 보자.

요즘 공무원 시험을 우리는 ‘공시(公試)’라고 부른다. 많은 수의 청년 취업예비자가 공무원을 꿈꾸고, 거기에 이미 직장을 다니다 그만 둔 청년 실직자(통계적으로는 23개월 정도만에 첫 직장을 떠난다) 중 절반 이상이 이른바 ‘공시’에 매달린다.

그도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가장 우리들을 경악시키는 건 이러한 공무원 준비자들의 공무원에 대한 동경의 근원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들과 얘기를 해보면 ‘직업적 안정성’이란 것이 공무원 동경의 첫 번째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철밥통’에 대한 동경인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은 이 시대에 많은 실업자들과 어쩌면 그보다 많을 비정규직을 만들었고 그 상황들은 이미 일각에선 계층간 사회분열의 조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 단순히 공무원이란 이유만으로 어떤 검증된 평가도 없이 평생을 직업적 안정을 보장받는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일방적인 공무원의 희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공무원도 시대의 흐름과 고통분담에 함께 해야 함은 자명하다. 언제까지 ‘철밥통’이란 말을 듣고 살텐가.


다만 이러한 환영할 만한 조치에도 한가지 근심스런 것은 있다.

이전에도 자주 그러했지만 정작 일을 할 사람은 나가고, 나가야 할 사람이 남는 사태를 불러 오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단순히 중앙정부의 ‘교부세를 통한 강제적 압박’ 논란을 따지기에 앞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공감하고 가장 합리적인 공무원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발, 이 정책의 근본적 의도였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정부운영을 위한 기본 틀을 잡아야 할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