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사가 남길 것은 무엇인가?
나는 흔히 나를 커리어 컨설턴트라고 칭한다. 내가 하는 일이 상담보다는 컨설팅 쪽에 가까운 현실이라 이렇게 칭하지만 그럼에도 내 본질적 뿌리가 직업상담사라는 사실은 잊어본 적이 없다. 나는 직업상담사 1회 합격자이기도 하니, 이 직업의 시작 역사를 함께 한 사람이기도 하다.(음 이러니까 약간 고대 화석같은 느낌이....)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은 끊임없는 만남의 연속선상에서 일을 한다.
수많은 고객과 동료, 혹은 교육업체의 사람들까지...그 숱한 얽힘 속에서 때로 사람들에게 기운을 받고, 때로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살아오다 보니 직업상담 관련 업무를 해온 18년이란 시간 동안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나를 도와줬던 수많은 지인, 동료들과 인연이란 이름으로 나를 스쳐갔던 고객들이었다.
좋은 것도 있었고, 나쁜 기억도 있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좋은 기억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어제도 경력개발 상담을 거쳐 직업상담사로 입문해 일을 했던 이전 고객이자 현재는 업계 동료인 이를 만났다. 최근 일을 그만두신 관계로 새로운 길을 찾고 있기에, 마침 컨설턴트를 찾고 있는 한 업체에 추천을 해 드리기로 했다. 물론 그분의 의사도 중요하기에 고민 후 연락을 주시기로 했는데, 말미에 문득 ‘결국 직업상담사란 사람과 보람을 남기는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듯, 다른 분들을 돕는 과정이 직업상담사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이 일에서 숱한 보람과 함께 사람을 남길 것이다. 그 인연들이 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면, 우리가 세상에 와서 일을 통해 남긴 ‘작은 의미’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고민하는 많은 젊은 직업상담사들을 본다. 롤모델도 부재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때로 과부하 상태로 일을 하는 이들도 다수다. 그들 중 다수가 자신의 진로로 인해 고민하기도 한다.
가끔 이걸 보고 직업상담사가 자기 앞가림도 못하냐고 탓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모든 의사는 모든 병을 고칠 수 있으리라 믿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직업상담사가 자신의 진로로 인해 고민하는 것을 너무 민망해 하지 말자. 애초에 그런 고민을 할 수 있으니 직업상담사인지도 모른다. 그저 그중 답을 빨리 찾아낸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있을 뿐이다.
다만, 그 젊은 재원들이 너무 일상에 치여 이 일의 본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다른 정의를 내릴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을 돕고 그 속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이 일의 본질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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