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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중용 인간의 맛/ 김용옥 著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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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말하다>

 

처음으로 읽어본 도올 선생의 책, 그리고 사서 중의 하나. 기대는 컸지만 역시나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탓일까? 어려웠다.

워낙 박식한 사람으로 유명한 저자는 풀어쓴다고는 했지만 그다지 독자에게 친절한 글쓰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저 한 가지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동양사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오한 것이라는 배움 하나, 거기에 중용이란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양 극단의 중간이 아니라, 오히려 헤겔의 변증법처럼 정, , 합을 거친 역동적 결과라는 것 정도. 이것조차 확실한 배움인지 의문이 들지만, 동양학 독서의 시작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마음에 남다>

 

- 중용이란 양단의 중앙이 아니라, 모든 극단의 상황들을 충분히 고려해보고 그 숙성된 상황변수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결단이라는 뜻이다.(p.137~138, 6장 순기대지장)

 

- 사랑은 나를 기준으로 하는 베풂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타인에 대한 모든 적극적 행위에는 형이상학적 폭력이 개재되기 쉽다. 그러한 폭력을 배제하기 위하여서는 극히 제한적인 부정태의 보편성만을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어다가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지어다라는 부정형의 명제만이 인간세에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베풀지 않으면 해악은 최소화된다. 그러나 마구 베풀면 해악은 마구 극대화된다.(p.198~199, 도불원인장)

 

- 철학의 과제는 궁극적으로 나의 주체적 내면의 도덕성을 개발하여 성인이 되고자 하는 데 있다. “성인이 됨(爲聖)”은 궁극적으로 언()이 아니라 행()이다. 그러나 언 또한 행을 위한 위대한 방편이다. 언과 행의 단순한 일치는 양자의 고착을 의미한다. 언은 행으로 옮겨져야 하고, 또 행의 과정에서 새로운 언이 만들어져야 한다. 새로운 언은 또다시 새로운 행을 창조한다. 언과 행의 끊임없는 변증법적 교섭의 관계가 바로 중용이다.(p.200, 13장 도불원인장)

 

- 문명의 주체인 인간은 자기를 바르게 하면서 나의 삶의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서 구하지 말아야 한다.(正己而不求於人)”(p.205, 14장 불원불우장)

 

- 군자의 덕성은 활쏘기와 같다. 활을 쏘아 과녁이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를 자기 몸(Mom)에서 구한다.(p.207, 14장 불원불우장)

 

- 유란군(有亂君), 무란국(無亂國), 유치인(有治人), 무치법(無治法): 세상을 어지럽히는 군주는 있으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라라는 것은 있어본 적이 없다.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은 있으나, 세상을 다스리는 법이란 것은 있어본 적이 없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은 군주나라가 아니라는 뜻이요,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사람이지 이 아니라는 뜻이다.(p.264, ‘순자인용)

 

- 순자는 그의 책 [수신(修身)]편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하였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뽐낸다. 그러나 조랑말이라도 열심히 가기만 하면 열흘이면 같은 목적지에 너끈히 도달할 수 있다.(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노마십가)則亦及之矣)”

문제는 가는 목적지가 명확히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천리마라도 가는 목적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날뛰기만 하다 보면 골근이 다 상하여 도중에 뒈지게 되어 있다. 사실 순자가 이 말을 했을 때는 천리마의 존재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인간세에 천리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화일 뿐이다. 있다 하더라도 별 기능이 없다. 인간세의 참된 모습이라는 것은 조랑말들이 부지런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착실하게 가고 있는 것일 뿐이다.(p.267, ‘순자인용)

 

- (위에 이어지는 20애공문정장의 설명) 인일능지(人一能之). 이백지(已百之): 인십능지(人十能之), 이천지(已千之). 과능차도의(果能此道矣), 수우필명(雖愚必明), 수유필강(雖柔必强).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십시오. 과연 이 호학역행(好學力行)이 도에 능하게만 되면, 비록 어리석은 자라도 반드시 현명해지며, 비록 유약한 자라도 반드시 강건하게 될 것입니다.(p.275~276, 20장 애공문정장)

 

- ‘인일능지(人一能之). 이백지(已百之): 인십능지(人十能之), 이천지(已千之)’ 어려서부터 내 인생의 좌우명이었다. 나는 형제들에게서 항상 돌대가리라는 소리를 들었다. 공부 잘하는 조카들에 비교해봐도 나는 확실히 돌대가리였다. 그러나 나는 노력했다. 주변의 사람들에 비해 천 배의 노력이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호가 돌대가리를 뜻하는 도올=이 된 것이다. 중용의 도에만 능할 수 있다면, 그토록 치열하게 노력하고 능구(能久)할 수 있다면, 아무리 어리석은 자라도 반드시 명석해질 것이며, 아무리 유약한 자라도 강하게 될 것이다.(p.279, 20장 애공문정장)

 

- 서양의 삼위일체는 성부, 성자, 성신인데 우리 전통 속의 삼위일체는 하늘, , 인간이라는 이 엄연한 사실도 기억하고 넘어가자! 성부, 성자, 성신이 한 몸이 되는 것이 좋을까? 하늘, , 인간이 한 몸이 되는 것이 좋을까?(p.291, 22장 천하지성장)

 

- ‘성자자성(誠者自成)’이라는 말은 우주의 모든 성실한 법칙이 외재적인 존재자에 의하여 조작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루어져가는 과정에 있다는 뜻이다. 우주의 모든 법칙은 그 법칙성을 스스로 내부에서 생성해 간다는 뜻이다. 우주의 길은 사람이 조작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지워 나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우주진화의 법칙이 어떠하든지 간에 그 진화의 법칙은 우주 스스로 이루고 길지워 가는 것이다.(p.305, 25장 성자자성장)

 

- 군자의 도는 맛이 담박하지만 싫증나지 않으며, 간결하지만 치열한 질서가 있으며, 온화한 빛이 흐리게 감돌지만 그 내면에 정연한 조리가 있다. 아무리 먼 것도 가까운 데서 시작함을 알고, 아무리 세찬 바라도 이는 곳이 있음을 알고, 아무리 미세한 것이라도 그것이야말로 잘 드러나는 것임을 안다면 나아가 덕을 닦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p.347, 33장 무성무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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