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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미치 앨봄 저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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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나는 책이 일상의 실용으로 이어지는 것을 좋아한다. 삶과 유리된 지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내게 도움이 되는 책들은 대개 건조한 편이다. 하지만 관계없다고 생각을 한다. 필요한 것들을 뽑아 내 것으로 만들면 되니까.

 

그런데 간혹 책을 읽을 때 드물게 따뜻해지는 것들이 간혹 있다. 내겐 이 책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그렇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한 여운을 남겨주는 책들. 어찌 보면 여러 흔한 다른 자기계발 우화집과도 비슷하지만 살아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라 몰입감을 키워준다. 그리고 생각보다 화려한 비약이 없다. 그래서 더 좋다.

 

루게릭병으로 끔찍한 육체적 고통을 겪으며 죽어가는 모리교수가 들려주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 책이 말하는 것은 책 속의 내용처럼 죽어가는 사람이 살아남을 사람과 대화하면서 살아남을 사람이 알아야 할 것들을 말하는내용이다.

그 속에 죽음이란 것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여유와 배려를 남겨준다.

 

막상 내게 죽음이 닥친다면 나도 모리교수처럼 의연해 질수 있을까? 닥치고 나면 인간은 좀 더 포용적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늘 우리는 우리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산다. 그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오만해지고, 탐욕적이 되며, 소중한 것들을 홀대하며 살아간다.

 

굳이 임사체험이 아니라도, 지혜로운 모리교수를 따라 그가 들려주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에게 정작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마음에 남다>

 

-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p.8)

 

- “우리 문화는 우리 인간들에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네. 그러니 스스로 제대로 된 문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것을 굳이 따르려고 애쓰지 말게.” (p.79)

 

- "내 몸이 천천히 시들어 가다가 흙으로 변하는 걸 지켜보는 건 끔찍하기 짝이 없지. 하지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갖게 되니 한편으로는 멋진 일이기도 해. 누구나 그렇게 운이 좋은 것은 아니거든.“ (p.99)

 

- "좋아. 이건 그냥 두려움일 뿐이야. 요놈이 나를 좌우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자고.“ (p.157)

 

- "잘 들어보게. 자네와 젊은 사람들 모두는 나이 먹는 것에 맞서 싸우면 언제나 불행해진다는 걸 알아야 해. 어쨌거나 결국 나이는 먹고 마는 것이거든.“ (p.174)

 

- "사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네. 난 세 살이기도 하고, 다섯 살이기도 하고, 서른일곱 살이기도 하고, 쉰 살이기도 해. 그 세월들을 다 거쳐 왔으니까 말이야. 나는 그때가 어떤지를 알지. 어린애가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어린애인 게 즐거워. 또 현명한 노인이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현명한 어른인 게 기쁘네.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게.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다네. 이해가 되나?

내가 다 거쳐 온 시절인데 자네가 있는 그 자리가 어떻게 부러울 수 있겠나?“ (p.176~177)

 

- “우리 문화는 일종의 세뇌를 하고 있지. 사람들을 세뇌시키려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한다네. 이 나라에서도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있어. ‘물질을 많이 소유할수록 좋다. 돈은 더 많을수록 좋다. 더 많은 것이 좋다! 더 많은 것이 좋다!’ 우리는 계혹해서 그 말을 반복하지. 또 그 말들이 우리 스스로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만들고 있어. 그러다 결국에는 아무도 다르게 생각할 수가 없게 돼 버리지. 보통 사람은 이 모든 것에 눈이 멀게 되고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네.”(p.180)

 

- “의미 있는 삶을 찾는 것에 대해 얘기한 걸 기억하나? 적어두기도 했지만 암송할 수도 있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라. 자기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자신을 바쳐라. 그리고 자기에게 목적과 의미를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자신을 바쳐라.”(p.183)

 

- "만일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애쓰는 중이라면 관두게. 어쨌든 그들은 자네를 멸시할 거야. 그리고 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 한다면 그것도 관두게. 그들은 자네를 질투하기만 할 테니까.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열린 마음만이 자네를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동등하게 만들어 줄 거야.“(중략)

"내가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는 일을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나? 내 고통과 아픔만으로도 충분한 이 마당에 말이야. 물론 내 고통만으로도 충분해. 하지만 타인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이야말로 내게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거든. 자동차나 집은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해. 내가 그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때, 그들이 슬픈 감정을 느낀 후에 내 말을 듣고 미소 지을 때, 그럴 때의 느낌은 건강할 때의 느낌과 거의 비슷하네.“(p.184~185)

 

- “나는 다른 사람과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고 믿네. 그건 상대방과 정말로 함께있는 것을 뜻해. 지금처럼 자네와 이야기하고 있을 땐 난 계속 우리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네. 지난주에 나눴던 이야기는 생각하지 않아. 이번 금요일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지. 코펠과 인터뷰를 할 일이나 먹어야 하는 약에 대해서도 생각하질 않아. 나는 지금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오직 자네 생각만 하지.”(p.193)

 

-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면 나는 죽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깨면 나는 다시 태어난다.“ -마하트마 간디 (p.198)

 

- 남미 우림지역의 데사나부족, 세상의 모든 피조물 사이에 흐르는 에너지의 양은 고정되어 있다. 모든 탄생은 사망을 이끌고 모든 사망은 탄생을 가져온다.(p.199)

 

- "람들은 대개 위협당할 때 형편없이 변하게 되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나 경제와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협박하거든. 우리 경제 제도 안에서는 직장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위협을 느끼지.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니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그리고 사람은 위협받기 시작하면 자기만 생각하기 시작하네. 돈을 신처럼 여기게 되는 거야. 그게 다 우리 문화의 속성인 거지."p.216)

 

- "내 말은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뜻이네. 물론 사회의 규칙을 모두 다 무시하라는 건 아니야. 예를 들면, 나는 벌거벗은 채 돌아다니지도 않고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는 반드시 멈춘다네. 작은 것들에는 순종할 수 있지. 하지만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길지 등과 같이 커다란 줄기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네.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우리 대신 그런 사항을 결정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p.217~218)

 

- "달아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네. 지금 서있는 곳에서 자기의 문화를 창조하려고 노력해야지. 어디에서든 우리 인간의 가장 큰 단점은 근시안이야. 우리는 어떻게 될지를 바로 보지 못해. 우리의 잠재력을 가능한 만큼까지만 쭉쭉 뻗어 나가질 못하지. 난 내 것을 갖고 싶다라고 욕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몇몇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돼.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고 말이야. 그렇게 되면 가진 자는 자기 것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군대를 써서 그것을 막게 되지.“(p.219)

 

- "우리가 아기로 삶을 시작할 때는 누군가 우릴 돌봐 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 그리고 나처럼 아파서 삶이 끝나 갈 무렵에도 누군가 돌봐 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 그렇지 않은가? 여기에 비밀이 있네. 아이 때와 죽어 갈 때 이외에도, 즉 살아가는 시간 내내 사실 우린 누군가가 필요하네.”(p.220)

 

-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p.239)

 

- “파도는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그러다가 자기 앞에 있는 다른 파도들이 해변에 닿아 부서지는 걸 보았어.”(중략) “‘하느님 맙소사! 이렇게 끔찍할 데가 있나.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저것 좀 보라고!’ 파도는 말했지. 그때 다른 파도가 뒤따라왔어. 그는 작은 파도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리고는 물었어.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 아까 그 작은 파도가 대답하지. ‘넌 모를 거야. 우린 모두 부서진다고. 우리 파도는 부서져 다 없어져 버린단 말이야!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러자 다른 파도가 말하지. ‘아냐, 넌 잘 모르는구나.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냐.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고.’”(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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