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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잠든 아기를 보며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0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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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문득 잠을 깼습니다.

 

가끔 이렇게 뜬금없이 한 시간쯤 일찍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런 때는 특별히 졸리지도 않고 차라리 바로 일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압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습니다.

혹, 아이들의 잠 든 얼굴을 보시는 적이 많습니까?

참 평화롭습니다.

특히, 이제 태어난 지 5개월도 채 안되는 둘째 놈은 자는 모습이 예술입니다.

전 솔직히 아직은 첫째 딸아이와 정이 더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자는 모습은 요놈이 더 이쁩니다.

 

가끔 아이들 속에서 저나 아내의 모습을 봅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때로 어떨 때는 불만스럽기도 합니다.

아내는 벌써부터 이놈들에게 기대가 큽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벌써 부모라 불리는 세대이니까요.

둘째 녀석은 처제네 둘째 딸아이보다 이틀 먼저 태어났습니다.

첨 태어날 때에는 3.75킬로란 몸무게로 제 어미를 힘들게 하더니 이젠 훨씬 작게 태어났던 처제네 아기보다 더 작아 제 엄마 속을 썩힙니다.

하지만 이놈은 아직 제 또래 표준 체격은 되고, 무엇보다 전 사람은 제 재능만 있으면 된다고 믿으니 육체적인 크고 작음에는 별 불만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새 저도 ‘이 아이는 이랬으면 좋겠다. 저 아이는 저랬으면 좋겠다’ 하는 기준을 마음속에 두고 있나 봅니다.

가끔 그런 기대를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스스로도 놀라곤 합니다.

밖에서는 자식들을 부모 뜻으로 가두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하면서요.

 

마음 속으로 다시 한번 다짐을 해봅니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먼저 충고하거나 조언하는 아버지는 되지 말자고.

그저 이 아이들이 원할 때, 물어 볼 때, 그 때 아주 조금 내 생각을 나눠 주자고 말입니다.

대신 가능하면 제 스스로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삶이 그다지 녹록한 것도 아니지만, 굳이 힘들고 괴롭기만 한 것도 아님을 열심히 살면서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내가 못한 것의 기대를 얹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사는 모습이 교훈이 되어 주는 그런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녀석들은 곤한 잠을 잡니다.

‘도로롱~ 도로롱~’ 코까지 고는 녀석도 있습니다.

 

다시 봐도 참 예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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