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다>
시몬 드 보부아르, 루 살로메, 이사도라 던컨, 까미유 클로델...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이 이름들의 특징은 알 듯 말 듯 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리라.
나 역시 그랬다. 가끔 몇 권의 책 속에 간혹 나오는 이름들...
오드리 헵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그리고 마거릿 대처...도 마찬가지다.
위에 말한 이들보다는 ‘조금 더 알 것 같은’ 인물들... 그나마 내가 어린 시절 오드리 헵번의 팬이었다 해도 그녀에 대해 상세하게 말할 만한 것은 없었다. 이런 것을 ‘얄팍한’ 지식이라 해야 할까?
제목이 좀 긴 책이다. ‘자유롭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성공하라’? 이 책의 원제를 보니 ‘Extraordinary People, Extraordinary Achievement'다. ’비범한 사람들, 비범한 성취‘쯤 되려나? 이래저래 솔직히 별로 마음엔 들지 않는 제목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리고 무척 쉽게 읽힌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언제 한번 제대로 ‘제2의 성’같은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어보기나 했을까? 이렇게라도 옆줄에서 옛날 유명인사들의 가십이야기라도 접하듯 세상을 주름잡았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장 폴 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으로 유명한 지적인 여성의 상징과도 같은 시몬 드 보부아르, 당대의 천재들을 모두 사귀었으며 그들을 성장시키는데 일조를 했던 루 살로메, 현대무용의 개척자였으며 춤추는 혁명가였던 이사도라 던컨, 로댕의 연인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론 로댕에 의해 삶을 유린당한 천재 조각가 까미유 클로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롭다.
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오드리 헵번의 아름다운 삶이나, 스스로 나름 치열했지만 너무나 굴곡이 심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삶, 그리고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보이는 삶과 그 내적인 삶을 전혀 알지 못했던 재클린 케네디의 삶, 마거릿 대처의 거침없는 삶은 또 훨씬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을 보며 깨달은 사실 중의 하나는, 그러고 보면 난 세상에 탁월한 흔적을 남겼던 여성들에 대해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과 관련한 제대로 된 책 한 권 읽어보지 않았던 셈이다. 아마 많은 남성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그들의 삶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치열하게 살다간 그들의 삶을, 한번쯤 제대로 된 진지한 시선으로 읽어 볼 필요를 느끼게 했던 책, ‘자유롭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성공하라’이다.
마음에 남다>
- 나는 높은 학식과 경륜을 지닌 창녀가 될 수도 있고, 지옥 끝까지 타락한 엘리트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내 이미지가 평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작가이다. 한 명의 여성작가, 여성작가란 글을 잘 쓰는 주부가 아닌 글쓰기가 삶의 전부인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삶은 다른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삶에는 그 자체의 전제조건, 질서, 목표가 있다. 이런 삶이 일반적인 규범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설마 내가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아무 감정도 없이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단언컨대 동년배 가운데 나보다 더 많은 즐거움과 다양한 경험을 누린 사람은 없다. 지난날을 돌이켜봐도 내가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몬느 드 보부아르, ‘나이의 힘’ 중에서의 인용문, p.14~15)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0) | 2012.10.30 |
---|---|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박원순 著 (0) | 2012.09.09 |
명화는 스스로 말한다/ 서정욱 (0) | 2012.08.24 |
제가 살고 싶은 집은/송승훈,이일훈 공저 (0) | 2012.08.20 |
미스매칭/ 신길자 외 31명의 커리어 컨설턴트 共著 (0) | 2012.07.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