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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컨설팅

자기평가 그리고 스펙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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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자기 평가란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회사의 전방위 평가를 해보면 전체 직원 중 50%는 스스로 경쟁력이 있다 판단하지만 회사에서는 단지 20% 정도만이 실제 필요한 사람이라 판단한다지 않는가.

미처 세상 경험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경우 냉정한 자기 평가를 바라는 것은 이미 그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들의 평가를 도와줄만한 기관들이 많이 있다. 학교 경력개발센터나 취업 지도실 등이 있고 그 외에도 정부 지원의 많은 단체들이 있다. 왜 한번쯤 스스로의 경쟁력을 평가받아 보지 않는 것일까.

잠깐 옆길로 빠지는 얘기지만 학생들에게 자신에 대한 심리검사나 적성검사 등을 했는지 물어 보면 거의 80% 이상은 검사를 받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학생이 그 결과를 기억하지 못했다. 즉, 검사만 받은 것이고 그 결과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것은 듣지 못한 탓이리라. 최근의 학생들이 사고력의 문제에 있어 약점을 보이다 보니 ‘이건 이러이러해서 당신의 삶에 저러저러한 요소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라고 자세히 알려주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 듯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 와보면, 대부분의 학교 내에 전설처럼 떠도는 스펙의 망령을 학생들에게서 보곤 한다. 그들을 보면 마치 스펙의 포로가 된 것 같다.

스펙의 포로들, 하지만 정말 회사는 그 스펙들만을 원할까?

적어도 다양한 현장에서 관련 인물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나눈 바에 의하면 그것은 ‘오해’에 가까운 것이다.

스펙은 마치 콘테스트의 초대권과 같다. 경쟁참여를 허용하는 초대권이 없다면 애초에 경쟁에 입장을 할 수 없으니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초대권 혹은 입장권으로 콘테스트의 우승을 보장받는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학생들을 보면 마치 초대권이 곧 우승보증수표인 것처럼 행동한다.

회사에서는 달리 그들을 평가할 다른 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니 일단 스펙을 기준으로 모집을 하지만 그 다음은 각자가 어떤 품성과 역량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 그나마도 이미 회사가 스펙을 신용하지 않게 된지는 꽤 오래 되었다. 토익 900점이 넘는 학생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더듬더듬 하는 것을 나도 경험한 후론 별로 영어성적을 믿지 않는다.

이제는 다양한 영역에서 스스로를 발전시켜 온 젊은 인재들을 스펙을 무시하고 뽑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한 돈을 모아 세계 여행을 다녀 온 친구부터, 타고난 리더십을 가진 구직자, 그리고 정말 친화력 있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까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채용의 기준이 된다.

재밌는 것은 계속 취업과정에서 떨어지는 친구는 끝끝내 이런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몇 번이나 서류를 넣었는데, 혹은 면접을 보는데 자꾸만 떨어진다는 학생들을 보면 ‘토익공부’만을 시험대비라며 하고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본말전도란 이런 경우가 아닐까.

최근의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반 기업들의 경우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창의성’과 ‘업무분야의 전문성’을 꼽았다. 공기업의 경우 여기에 ‘조직적응력’을 창의성 대신 꼽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기업의 채용결정에 있어서 창의성과 업무전문성은 점점 더 높아 질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는 학생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그래도 정보를 통한 감은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를 창의적 인재라고 주장한다. 업무전문성이야 학점이나 해당 분야의 간단한 질문 정도로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창의성은 파악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세상사가 어디 그리 쉬운가? 단순한 주장만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믿어주기에는 기업체의 인사 담당자들이 너무 많이 속아왔다.

그들은 증거를 원한다. 즉석에서 보여 줄 수 있는 것이든, 아니면 살아 온 과거를 통해 만들어 온 것이든 말이다.

본질적인 승부가 갈려 지는 이런 부분에서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이미 만들어진 스펙이란 것이 작용을 하길 바라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이다. 실제 스펙이 높은 친구들이 회사생활에 더 적응을 잘한다는 연구결과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스펙만으로 뽑을 경우 업무나 조직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결과만 신문을 통해 본 기억이 있다.

이미 좋은 스펙을 갖추고 있다면 활용하면 된다. 
스펙이 나쁘다면? 당연히 다른 부분을 강조해야 하지 않겠는가?
모자란 부분을 커버하겠다고 발버둥쳐봐야 이미 그 수준에 도달한 사람을 '그 사람의 방식으로' 간신히 쫓아가는 일은 왠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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