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취업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인문계 취업준비생들의 취업에 대한 우려가 높다.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난 이 우려의 기원은 아마도 현대자동차의 ‘인문계 졸업자 상시 채용 제도로의 전환’ 때문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게 고용시장에서는 ‘인문계 졸업자 공채 배제’로 해석이 된 듯하다.
(모 지방 대학 취업캠프에서)
현대자동차에 퇴직예비관련 강의를 나가는 처지긴 하지만 내부사정을 알 길은 별로 없다. 그런데 내가 본 바에 의하면 현대자동차는 전형적인 이공계 선호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현장생산 중심의 제조업체다. 원래도 현장이 사무직군보다 급여가 높다고 보면(시간 외 근무까지 포함해서) 현대자동차란 회사의 조직 상황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시류를 보면 어느 정도 이공계에 대한 취업선호도가 과도하게 높아진 것은 일정부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이 현상이 아주 새로운 것이냐고 한다면 그건 분명히 아니다.
최근 가장 예를 많이 드는 것이 4대 그룹(삼성, 현대, LG, SK)이 채용현황이지만 이쪽은 근본이 제조업이란 특성을 무시할 수가 없다. 당연히 이공계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이공계 출신의 진출영역이 예전 인문사회계열 쪽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므로 한동안 이공계의 득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금부터 약 10여 년 전, 그러니까 소위 ‘이공계 홀대’ 혹은 ‘이공계 기피’ 현상 얘기가 사회담론으로 논의되던 시절에도 정작 대졸자들의 경우는 이공계 쪽의 취업률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이다.
2005년 4월 1일 기준, 한국교육개발원의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전공별 대기업 취업률’을 보면, 대기업 취업자 중 28.4%가 공학계열이었다. 당시에도 가장 취업률이 낮은 쪽은 인문계열로 공학계열의 거의 절반인 14.1% 수준이었다.
최근 금융계조차도 이공계 진입이 주류라고 하소연하는 뉴스도 본다. 그러나 이 경우 IT직군(5.7룰:IT 인력의 5% 이상을 보안 부서에 배치해야 하고, IT 예산의 7% 이상을 정보보안에 투자해야 하는 가이드라인, 에 기반한)의 채용증가와 빅 데이터 분석에 따른 통계나 수학 쪽 인력 유입이 늘어난 것은 있지만, 그것이 인문계 취업 위기와 맞물리는 것은 좀 비약이 있어 보인다. 오히려 그동안의 상경계 선호도가 최근의 상황(예컨대, 보안관련 사고의 발생)과 맞물려 줄어들었을 뿐이라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인문계 졸업자의 취업에 대한 불리함은 예전부터 현재 진행형이었다. 굳이 지금에서 더 도드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안 그래도 어려운 시국에 상대적으로 이공계의 취업이 더 늘면서 그에 대한 피해를 보는 것처럼 언론에서 몰고 간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럼 인문계 취업의 어려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직무분석, 직무관련 스펙강화, 기타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이런 표현을 쓰고 싶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달리 말해 ‘가장 자신의 전공 색깔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더 범용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트렌드 중에 특히, 창조와 관련되어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이종결합(異種結合)’이다. 자신이 그 전공을 선택한 본인만의 자기다움에. 자신이 배운 전공을 살려, 지원하려는 직무와 일종의 창조적 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다면 어떨까?
마케팅, 홍보에서 인문학적인 발상을 연결하는 것, 혹은 영업에서 심리학적인 활용도를 높이는 것, 또는 조직의 관리와 맞닿아 철학적 기반을 연결시키는 것 등은 인문학을 전공한 이들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아쉽게도 이런 부분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이다.
트렌드는 한 동안 지속되는 유행이다. 그렇다면 불평과 불만만으로는 이를 바꿀 수 없다. 위와 같은 전략의 활용과 함께 한 가지만 더 청춘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대기업은 대한민국 전체기업의 1%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고용 쪽으로 봐도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기업에의 욕구는 이해하지만 그 길이 없다고 취업의 문이 닫힌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다.
길은 충실히 그 길을 걷는 자를 위해 또 새로운 길을 열어 준다. 그리고 모든 길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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