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가난한’ 직업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지금 TV나 영화계를 휘젓는 대단한 분들 중엔 엄청난 연간수입을 자랑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거야 일부 스타플레이어의 얘기고, 대개 현장의 열악함을 안고 사는 이들은 참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훨씬 많다.
그는 연극배우다.
아마추어 극단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연극배우로 성장하기까지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생계’라는 밥벌이와 ‘연극’이라는 자아실현의 장 사이를 곡예 하듯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하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들치고,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가 몇이나 될까.
그는 극단의 대표다.
극단 문(門)은 어렵고 척박한 환경 속에 만들어진 팀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험한 길을 선택했을까 싶었던 극단은 지난 해 연말 첫 번째 공연 ‘아비’를 성공적으로 올렸다.
작년 연말 몇 번의 연극을 본 지인이 그 중, 제일 재밌었던 작품이라 평했던 작품이다. 그와 동료들의 노력이 느껴졌던 작품이다.
그는 방송연기자다.
간혹 심심찮게 TV에 얼굴을 비친다. 아직은 보는 동안 집중해서 그를 찾아야 하는 사정이지만, 그는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 일은 또한 나름대로 자신의 주요한 수입원이 되어가고 있다. 연극만으로 돈을 번다는 얘기는 그의 상황에선 낯선 유럽 어쩌구 하는 것만큼 아스라한 얘기다.
그는 주점을 운영한다.
동인천 신포동 외진 2층에 위치한 주점 ‘문(Moon)’은 그의 생계를 위한 수단이다. 온통 입구에서부터 잔뜩 붙여진 연극포스터들은 주인장의 성향을 간명하게 보여준다. 재밌는 연기만큼이나 맛깔스런 닭 안주도 그를 닮았다.
철없는 겉멋 든 젊은이에서 배우가 되어간다. 아직 그는 1인기업이라 할 만한 모델이 되진 못했다. 그는 진행형이다. 하긴 우리 삶은 늘 진행형이다.
한국적 현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쫓아가는 힘겨운 모델을 선택한 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 나는 기대하고 있다.
※ 포트폴리오란 원래 서류가방이나 자료 수집철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보통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포트폴리오 직업은 이와 유사하게 몇 가지 직업모델을 결합해 자신의 수입처를 다양화 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미래의 주요한 직업모델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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