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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약간(?) 재미있는 우리 딸 이야기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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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내가 악당을 하는 게 어울릴 것 같아? 아니면 착한 사람 하는 게 어울릴 것 같아?”

 

갑자기 운전 도중에 연극 이야기가 나왔을 때 딸아이가 물었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스친 것은 ‘악당’이라는 단어...^^;

딸아이가 미운 것도 아니고, 예쁘지 않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아니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아무래도 녀석의 성격상 ‘확실한 성격파’ 연기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빠라는 이름으로 9살짜리 딸에게 악당이 어울린다 할 수는 없는 노릇...

“당연히 넌 착한 사람이 어울리지....”

그런데, 이 녀석 왈,

“음....솔직히 난 악당이 더 잘 맞는 것 같아.”

“그래? 그럼 어디 대사 한번 해봐라~” 엄마가 옆에서 부추긴다.

“신데렐라! 내가 그러지 말랬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나오는 칼날 같은 목소리....옆에서 눈을 꿈벅거리는 초식남 후보 여섯 살 둘째 아들에게 평소에 하던 목소리다.....인정하긴 분하지만, 어울린다.....ㅠ.ㅠ

 

딸아이는 이때까지 세 번 무대에 올랐다. 첫 번째가 6살 때 했던 ‘바다는 살아 있다’의 조개 2(....그래도 ‘조개 3’까지 있었다), 그리고 신데렐라에서 맡았던 신데렐라의 계모....

가장 최근에 했던 건 헨젤과 그레텔, 맡은 역할은 당연히.........‘마녀’였다.

 

어찌해야 할까? 9살 악역배우 희망소녀의 꿈의 키워줘야 할까??

 

 

딸아이가 6살 때 공연한 '바다는 살아있다' 중에서

 

 

그러고보니 10년 전 그 무대에는 내가 있었다. (극단 공감, 어린 왕자 중에서) 

 

 

2.

딸아이의 꿈은 자주 바뀐다. 만화가, 건축가 등등....그런데 최근 자주 나오는 것 중의 하나가 ‘미스 코리아’다...... 잘못 읽으신 게 아니다. 울퉁불퉁한 삼각형 남자들의 향연, 미스터 코리아다. 태권도장 다녀오면 팔에 알통자랑을 하려는 딸아이, 이 꿈도 키워줘야 할까?

 

3.

아내가 갑자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딸아이가 방과 후로 축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늘 앞서 가는 아빠인........‘척’하는 나는 당연히 ‘괜찮다’라고 아내를 위로했지만, 방과 후 축구선생님을 만나고 온 아내는 더 걱정이었다.

“아직까지 여자 애가 하겠다고 온 적도, 가르쳐 본 경험도 없대...”

 

그러나, 어쩌랴. 부녀 성격상 앞으로도 부딪힐 많을 텐데....이런 건 일단 밀어준다.

 

축구수업이 있는 첫 날, 걱정이 된 아내가 학교 운동장에 나갔던 모양이다. 그리고 갑자기 걸려 온 전화.....

“연우가 첫 골을 넣었어. 동네 아줌마들이 연우가 '에이스'래~”

 

장하다~ 우리 딸.....^^;;

 

4.

끝으로 질문 하나...우리 딸은 학기 시작되면 남학생들에게 2개월 동안은 반에서 인기도 1~2를 다툰다. 그런데.......'딱 2개월이다'.....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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