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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출퇴근 4시간을 전철로 다녀보니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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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회사 인근에서 살았다. 출퇴근 거리만 40분. 이런 저런 이유를 댈 것 없이 그것만으로도 꽤 많은 혜택을 보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출퇴근이 4시간으로 늘어났다. 전철로 왕복 4시간...ㅎㅎㅎ~^^;;

 

 

처음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세상에 하루의 6분의 1을 출퇴근에만 써야 한다니....그리고 세 달이 지났다.

 

어느 정도 몸에 익으며 내린 결론은... 다행이도 아직은 '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통상 출퇴근 거리를 얘기할 때 사람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웬만하면 편도 1시간 반, 왕복 3시간이다. 어지간히 선택권이 있는 경우라면 이 이상은 피한다. 여성들의 경우는 좀 더 짧아서 왕복 2시간 정도를 넘어서면 힘들어 한다.

 

 

 

4시간이라면 피로도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시간의 활용은 좀 다른 얘긴 것 같다. 퇴근 후에 우리가 그렇게 시간을 열심히 활용하며 쓰는지 말이다. 솔직히 내 퇴근 이후의 시간은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TV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 역시 필요한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노는 것은 30분이면 기진해져서 도망 다니기 일쑤다. 거기에 좀 몸과 마음이 여유가 되면 독서를 하지만, 실상은 TV에 뺏기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출퇴근 4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스마트 폰 보기(뉴스나 방송), 사람들 살피기, 중요한 일 고민하기, 그 날 있을 강의 교안 검토하기, 때로 앉거나 선 자세에서 간단한 스트레칭까지.... 하지만 그 중의 제일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책읽기다. 개인적으로 업무의 특성상 책을 많이 봐야 하는데, 이 정도면 거의 강제된(?) 독서 시간이 잡히는 것이다. 덕분에 책읽는 시간의 부족은 없다. 눈이 좀 피로해지는 부작용은 있지만.....나같이 느린 독자도 주1권은 아무리 설렁설렁해도 읽을 수 있다. 거기에 퇴근 후에 30분 정도는 오히려 더 집중력 있게 아이들과 놀 수 있다. 미안한 마음에...^^;

 

여전히 출퇴근을 줄일 수 있으면 하는 희망은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 시간의 활용에는 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아침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만, 이 역시 대안을 만들면 될 터이다. 어쩌면 초반 나를 힘들게 한 건....‘4시간이나...’하는 마음가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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