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책읽기는 유효할까?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강의 중에 비교적 열심히 들었던 참여자들에게 선물을 주려고 책을 들었다.
한 권 뿐이라 ‘책읽기’를 좋아하는 분에게 드리려고 물었더니 3명 중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조금 더 확대해서 10여명의 참여고객에게 책을 드리려고 했는데...
헉~~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한국인의 65.3%만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는 보았다. 그 이야기는 국민의 34.7%는 아예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체 독서량을 따지면 성인은 연간 9.1권을 읽는다. 초등의 70권에서 시작해, 중학과 고등학교로 갈수록 현저히 낮아진다. 심지어 가장 책을 많이 읽어야 할 연령인 고등학생은 연 8.9권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학생들의 그 많은 공부량은 ‘책’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인생의 아이러니는 정작 필요한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부재(不在)하는데 있다. 모 출판사 사장님의 표현처럼 “정작 책이 필요한 이들은 책을 읽지 않고, 책을 그만 읽어도 되는 이들은 자꾸 책을 보는’ 현상도 그 중의 하나다.
유감스럽게도 내 아이들도 책을 열심히 읽지 않는다. 문제는 아이들을 탓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난 환경이 그렇고, 그들만의 지식소통 방법도 활자가 으뜸이었던 시대와는 달라진 것이다. 내가 봐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저 아이들이 책을 읽고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성장할까’라는 마음이 절로 드는 탓이다.
책에는 두 가지 유용한 기능이 있다. 지식의 전달과 생각하는 사유(思惟;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용한 것을 배우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생각하는 힘은 근육과 같다. 생각은 하면 할수록 강해지고 힘이 붙는다. 아이들의 특징일수도 있지만 무엇인가를 깊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능력,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은 책을 읽지 않으면 지엽적이 되고, 충동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지금의 영상세대는 그런 우려가 들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도 책은 유효하다. 나름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탓일 수도 있지만, 나는 유용한 지식을 통해 그 사이에 막혀 있던 생각과 생각을 이어주는 ‘맛’을 벗어날 수 없다. 아니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 맞겠다. 세상에 이렇게 저렴하고 효율적인 학교가 어디 있겠는가?
책읽기는 습관이다. 아이들에게 한 가지 남겨주고 싶은 유산이 있다면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참 이게 쉽지 않다.
어?........그런데, 혹시 내 부모님도 이런 생각을 하셨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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