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직업세상
미국 정부는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10년 내에 사라지거나 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호주정부는 10~15년 후 1인 평균 29~40가지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 2025 유엔미래보고서 p.123/ 박영숙, 제롬 글렌, 테드 고든, 엘리자베스 플로레스큐 공저
동네 골목길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예전 모습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조용하고 정적인 동네라 느꼈던 곳이 어느새 시끌벅적해 있다. 못 보던 치킨 집이 들어서 있고, 마트들도 몇 개쯤 늘어나 있다. 변화란 부지불식간에 우리를 찾아온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사실 직업에도 이런 변화의 물결은 있다. 좀 더 광범위하게 무차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골목상권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혹시 여러분은 직업의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실 이런 질문은 좀 우습다. 이런 질문을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개인적으로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이런 질문이 내겐 그리 낯설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런 질문은 늘 흥미로운 주제다. 다만, 흥미로운 만큼 한편으론 당혹스럽다는 것이 이 주제를 대하는 내 마음일 것이다.
2025 유엔미래보고서라는 책에는 위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1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좀 심해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흔히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은 한 해 소망을 얘기하면서는 엄청나게 거창한 것들을 들며 기대감을 표시하지만, 10년 정도의 기간에 벌어질 변화에 대해서는 곧잘 과소평가한다는 얘기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가 여전히 좀 있다고는 하지만, 문화나 트렌드는 흔히 동조화 되는 것이 요즘의 세계다. 그렇다면 위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한국은 이런 직업의 변화에 무풍지대일수 있을까? 당연히 대답은 ‘No’다.
유난히 직업적 변화에 민감한 일을 해서일지 모르지만, 세상의 직업이 변화하는 속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그 속도감에 나는 때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당연히 이런 현상은 세상의 그림을, 그리고 우리의 삶을 소리 소문 없이 바꾸어 놓기도 한다.
타이피스트, 은행창구직원, 버스안내원, 캐셔, 재봉사 등등이 어느 새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져 가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직접 민주주의의 대두가 국회의원이란 직업마저 종래에는 없앨 것이라는 놀라운 예측도 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SNS는 초기 단계였다. 한국적 집단지성의 출발이라 할 NHN의 지식인도 2002년에 출범을 했으니 불과 10년이다. 스마트 폰이라니, 맙소사 그 화려한 출발점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장을 여는 변화들을 맞이할 것이다. 대개 이런 변화들은 게임의 룰 자체를 변경시켜 버린다. 당연히 새로운 직업시장이 열리고, 그만큼의 직업들이 또 사라져 갈 것이다.
사람의 삶이란 어떻게든 살게 마련이다. 그러나 태풍이 몰려와도 그냥 그렇게 살게 될 것이란 믿음만으론 너무 대책 없는 인생 같다. 굳건한 ‘직업안정성’을 바라마지 않는 이들이 의외로 자발적 안정성 확보에는 무심하다. 사람들은 흔히 직업안정성이란 회사가 주는 것이란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전의 책(마흔 이후 두려움과 설렘 사이)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직업안정성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공공영역이 최후의 성역이자 보루가 되겠지만 점점 더 직업안정성은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호주정부의 예측처럼 한 사람이 평생 거치는 직업의 숫자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직업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만들어낸 변형일수도 있고, 다양한 개인적, 사회적 이유로 여러 가지 다른 직업을 전전하게 되는 현상일수도 있다. 앞으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직업을 함께 수행하는 형태(흔히 말하는 포트폴리오 직업)도 두드러질 것이다.
외부환경의 극심한 변화가 올수록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의 본질에 기반을 둔 경쟁력이다. 그 핵심본질은 변하기 어렵지만 경쟁력이 구현되는 모습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케터의 업무역량을 갖춘 사람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의 시대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자신의 업무 영역을 바꾸는 것, 혹은 수명연장으로 인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고령자 관련 서비스로 넘어가는 것과 같이 조금씩 내부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얘기다.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만큼 변화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직업의 변화 역시 미리 예측하고 자신의 역량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그들은 마치 해안에서 큰 파도가 오기를 기다리는 서퍼처럼 즐거운 설렘으로 세상의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모른다고 변화가 오지 않거나 더뎌지지는 않는다는 사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필요할지는 명쾌해진다.(내게 맞는 직업 만들기 中에서 일부 발췌)
'직장인 컨설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력서 쓰기의 기본 (2) | 2013.11.26 |
---|---|
이력서를 소홀히 하다 (0) | 2013.11.21 |
회사를 욕할 필요는 없다 (0) | 2013.08.12 |
헤드헌터에 대해 구직자가 오해하는 것 (0) | 2013.08.07 |
커리어 컨설팅 혹은 직업상담에 관한 생각 하나! (0) | 2013.06.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