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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돈만 부족한 것일까?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7.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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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것은 돈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내와 종종 부딪히는 일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사야 하는 상황이 올 때인데요. 그 상황에서 저와 아내의 성향은 꽤 다름을 보입니다.

아내는 주로 제대로 된어떤 것을 사려고 합니다. 물론 이 제대로 된이 어떤 기준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저 제가 보기엔 좀 아내의 취향에 맞고, 좀 더 좋고, 하여튼 여자들의 살림욕심이 반영된 것이지요.

그에 비해 저는 소비에서는 건조할 만큼 실용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때로 더 나은 것이 있어도 왜 그렇게까지 필요하지?’라는 생각을 곧잘 합니다. 이러니 아내에겐 짠돌이 소리를 듣기 십상입니다.

아직 빚도 있고, 다른 급한 것도 많아 보이는데...한번 사면 더 커진 만큼 짐이 되어, 집안 공간을 잡아먹는 물건이 달갑지 않은 것은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가 사자고 해놓고 정작 산 후에 가장 많은 후회를 하는 물건입니다. '시간을 잡아먹는 기계'라고나 할까요?)

 

 

처음에는 저도 아내도 서로 양보를 잘 했습니다. 그때는 젊었고, 또 무언가를 더 많이 고려할 만 한 여유도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정도 선택의 여유가 생기자 조금씩 엇갈림이 발생합니다.

살 건 사야 된다는 아내, 굳이 그런 것이 왜 필요하냐는 저, 크게 다투는 정도는 아니지만 좀 못마땅한 감정적 부대낌이 생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돈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는 좋은 물건에 대한 집착이 좀 있지만 사치하는 여성은 아닙니다. 저 역시 불필요한 것에 돈을 쓰는 것을 무척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밖에서도 짠돌이라는 얘기를 듣는 타입은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 부족해진 것은 돈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혹은 나이 들어가며 조금쯤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싶어진 탓일 겁니다.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요? 삶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결핍을 우리는 그저 돈의 부족’,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유로 들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그 척박한 관계의 이면에 돈보다 배려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한번 돌아볼 일입니다.

저는 경제상황이 좀 나아졌다고 갑자기 나빴던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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