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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나를 반성케 한 둘째의 소원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7.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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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아이들과 모처럼 서울나들이를 갔습니다.

인사동과 북촌을 보고, 저녁 무렵엔 청계천의 밤도깨비 야시장도 들러보았지요.

 

대체로 이런 나들이란 게 '먹고 쏘다니다' 끝나기 마련인데, '해야할 것'들에 치인 저로선 나들이가 나들이란 기분이 잘 들지 않습니다.

 

둘째 놈이 잘 보이지 않아 둘러보니 엉뚱한 사람과 말문을 트고 있습니다.

 

 

 

뭐든 부족한 것이 먼저 눈에 보여, 예쁘면서도 한편 불만스러움도 그만큼 안겨주는 녀석입니다.

운동도, 공부도 별 취미가 없는 녀석인데...의외로 사람의 감정은 잘 읽어 '소통'은 누구하고나 잘 하는 편이지요.

나중에 저 인형아저씨(남녀 구분은 안 가지만)랑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인형 쓰고 있는 거 덥지 않은지' 물어봤답니다.

오지랖이.....''입니다....ㅠㅠ

 

옆 쪽에선 소원을 써서 붙이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내와 큰 딸, 그리고 저, 마지막으로 둘째가 소원을 써서 붙였습니다.

아내는 직업관련 소망을, 큰 딸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신작을 희망(?)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몸과 마음의 평화를....ㅎㅎㅎ......

 

그런데 둘째 녀석의 소원표지를 보고 빵 터졌습니다.

 

 

처음엔 우습다가 요즘 그렇게 밀린 방학숙제나 운동을 안한다고 구박을 받았는데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사는 아빠의 모습이 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문득, 나는 참 '내 잣대로만 아이를 바라보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자세야 말로 행복의 기본일터인데....

좋은 것일수도 혹은 엉뚱한 발상에서 나온 것일수도 있지만, 바쁘게만 사는 아빠에게 둘째가 전해 준 '소중한 지혜'라고 믿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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