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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TV에 자주 나오는 직업(?) 베스트 7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0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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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중학교에서 아는 직업을 적어내 보라는 과제에 한 반 전체에서 불과 이십개도 채 안되는 직업들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실 국내의 직업은 너무 그 분화속도가 빨라 짐작이 어렵지만 15000~20000가지를 넘어선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가끔 TV를 보다 보면 너무한다 싶을 만큼 단편적인 직업의 모습들만 보게 된다.

아마도 나는 학생들의 그런 성향이 TV를 통해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 잠시 좀 엉뚱하지만 도대체 TV에 어떤 직업들이 자주 나오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됐다.

그러다 재미삼아 한번 내 멋대로 TV속 직업 베스트를 선정해 보았다(순전히 재미로..^^;)

재밌는 것은 여기엔 직업이라고 올리지만 사실상 직업이 아닌 것(?) 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1위. 재벌2세...ㅡ.ㅡ;

대한민국 드라마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존재다. 어쩌면 본업은 ‘백마 탄 왕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개 이들은 두 부류다. 하나는 럭셔리한 백수이거나 또 하나는 의미도 애매모호한 ‘실장님’ 류의 능력이 뛰어난 인물들이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엄청난 돈으로 여주인공을 감동시키는 일들이다. 아주 가끔 생산적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여주인공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발하는 듯 하다.

그나마 조금씩 똑똑해져 가고 있는 느낌(예전 ‘사랑을 그대 품 안에’로부터 ‘파리의 연인’으로의 변신은 발전이 느껴진다)이나 이번에는 ‘꽃미남’이거나 아니면 ‘재벌집 딸’로 진화해 간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대한민국 여성들이, 혹은 돈 없는 서민들이 열광하는 대리만족형의 TV속 직업 아닌 직업이다.

2위. 회장 혹은 사장...

뭐 이것도 직업이라고 하긴 그렇다. 원칙상 구분은 관리자 영역에 속하겠지만 TV에선 그냥 재벌 회장 아니면 큰 회사 사장님으로 나온다. 주로 자식들과 문제를 겪는 캐릭터로 대개 하는 일은 자식을 과보호하거나 아예 사정없이 몰아붙이거나...둘 중의 하나다.

실제 세상에서 그들이 하는 큰 영역에 비해 오로지 돈을 벌고 자식과의 관계에서의 역할만 비쳐진다. 그나마 요즘은 자수성가한 인터넷 기업 사장 이야기도 나오는 듯 하지만 좀 젊은 사장이라면 역시 주요업무는 연애다^^;

3위. 의사

정말 정식 직업으로 이만큼 사랑받는 존재도 드물 듯 하다. 의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어디든 이 의사는 나온다. 메디컬 드라마야 논외다.....^^;

내가 알기론 정말로 바쁜 것이 의사고 스트레스도 많다. 그리고 그다지 액티브한 연애를 하는 의사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온통 연애로 고민하고 시간을 보내는 의사들 뿐이다.

역시나 멜로 드라마에선 그 직업의 이미지와 부(富)의 가능성만을 차용한 듯 하다.

하긴 하루종일 병원에서 사람을 째기만 하는 일만 보여준다면 드라마도 아니겠지만...ㅎㅎ

4위. 변호사

역시 의사와 막상막하다. 이 사회가 얼마나 이들을 선호하는지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데 실상 드라마에선 그들의 일보다 조금 부풀려져 나오는 듯 하다. 법정에서의 활동도 그렇고 법정 밖에서도 지나치게 용감한 이들이 많아 가끔 형사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혹시 실제 법정에 가보신 적이 있는지....아마 실망하실거다....

역시 연애문제에선 한 실력하신다. 요즘은 변호사 역시 천차만별이 되었지만 TV속처럼 실력있는 변호사는 전혀 한가로울 틈이 없다. 억대 연봉은 괜히 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돈은 거의 일의 질과 양에 비례한다고 봐도 좋다.

5위, 백수

이것 역시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나빠 보이지 않는 것은 백수(사실 이렇게 부르는 것도 적당치 않다. ‘구직자’란 좋은 말도 있지 않나..)의 위상이 최근 어려운 시절을 감안해서인지 이전처럼 나쁘게만 비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종 지나치게 희화화 되는 면은 여전히 있다.

백수도 연애를 한다. 하기야 시간이 많으니 TV속 같은 열정적인 연애도 가능하리라.

6위. 연예인

최근 ‘미남이시네요’도 그렇고, 방송드라마도 그렇고, 하다못해 ‘솔약국집’ 같은 드라마에서도 연예인은 나온다. 나는 길 가다 한번 만나기도 힘든데...(ㅡ.ㅡ;)

워낙 연예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그들이 일상이 미디어를 통해 적나라하게 밝혀 지면서 좀 더 친근한 존재로 다가 온 탓이리라.

같은 동네라서 그럴까? 그나마 제대로 비춰지는 직업인 듯 보인다.

7위. 조폭

요즘은 대폭 줄었지만 예전 드라마의 단골 메뉴였다.

최근엔 인기(?)가 떨어졌는데 친구라는 드라마의 시청률 실패를 보면 그대로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아직 조연이든 단역이든 자주 TV에 등장한다.

이것 역시 직업은 아니다. 직업의 조건에는 사회성과 윤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당연히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직업이 될 수 없다. 물론 우리 사회에선 실제로 하나의 직업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냥 심심해서 한번 적어보긴 했는데 끝으로 반대의 생각을 한번 해봤다. 그러면 많은 직업 중에 꽤 종사자가 많은 데도 거의 TV에 안 나오는 직업은 뭘까?

일감으로 떠오른 것은,

‘생산직’이었다. 어느 드라마고 최근에(사실 드라마를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생산직 직원이 나오는 드라마를 잘 보지 못했다.

아침 드라마부터 밤늦은 드라마까지....너무나 럭셔리하다.  이 사회를 지탱해 가는 것이 그들 뿐일까?

TV매체의 속성이려니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직업세계를 좀 묘사해 줬으면 한다.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란 결국 그 속의 인물들이 천편일률적인 직업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나마 조금씩 다양한 직업들이 소개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역시 직업의 묘사는 늘 초반부만 조금 강조되다 이야기가 완전히 변질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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