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왜 잡으세요? (경미한 교통접촉사고에 참고하세요)
아내가 차를 몰고 가다 정지선을 넘어섰다. 뒤로 살짝 물리는 과정에서 뒤에 있던 배달 오토바이에 부딪혔다.
다행히 오토바이는 넘어지지 않았는데, 오토바이에서 내린 그 운전자는 ‘허리부터’ 잡더란다.
영상을 봤고 오토바이를 봤다. 아내의 실수는 인정...그런데 이게 정말 ‘허리를 잡을’ 일인가?
이게 일종의 유행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스치기만 해도 ‘목을 잡고’, ‘허리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공식인 것 같다.
눈앞에 적지 않은 돈이 오가니 ‘그럴 수 있다’ 싶다가도...짜증이 확 치밀어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더 웃긴 건...그 배달 아저씨 지인분들(다른 배달하시는 분들)이 우르르 몰려와 아내와 딸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나는 ‘아...이건 무슨 풍경인가 싶었다.’
아마도 응원(?)을 해주기 위해 온 듯한데...왠지 많이 해본(?) 솜씨가 느껴진다.(다수의 성실한 배달라이더분들의 이야기는 아니리라 믿는다. 내가 본 일부 사람들의 얘기일 뿐이니 편견은 갖지 마시길)
조용히 보험 처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열이 뻗친다. 그냥 ‘마디모 신청하고 귀찮더라도 한판 붙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치밀어 오른다.(참고로 마디모는 경미한 사고를 판별하는 프로그램으로 아래에 설명을 첨부한다.)
아내는 어떻게든 빨리, 좋게 넘어가고 싶어한다. 보험담당 아저씨도 가볍게 넘어가는 게 좋다고 하고...
그런데 자꾸 한마디씩 하는 주변 배달 아저씨들 때문에 더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결국 아내의 표정 때문에 ‘보험처리’로 그냥 마무리했지만, 며칠이 지났는데 '괜히 타협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불편했다.
사실 예전에는 이런 사고에 꽤 순수하게 넘어간 적도 많았었다.
내가 오토바이 몰던 20대 시절, 한 오토바이가 뒤에서 퉁~ 박았는데...아저씨 표정이 너무 안좋아...‘그냥 가시라’ 한 적도 있었고, 아내와 데이트하던 시절엔 하루에 두 번이나 블랙아이스 때문에 주차한 채로 서 있다가 차량들이 오가며 부딪혔는데, 귀찮아서(혹은 어쩔 줄 몰라서) 10만 원씩만 받고 보내 준 나름 귀여운(?) 전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전혀 그럴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허리를 잡고(혹은 뒷목을 잡고) 내리는 그들의 모습은......
돈이 사람들을 망친 걸까? 당사자는 별거 아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우리는 '이 정도야~뭐'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세상에 오염돼 가는 게 아닐까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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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모 프로그램이란?](이하 삼성화재 다이렉트 홈페이지 인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교통사고 상해 판별 프로그램
-사고 당시 도로의 흔적, 차량 파손상태, 블랙박스에 남은 차량의 속도와 움직임 등을 분석한 후 3D 영상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 뒤, 그 영향도를 분석해 피해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사고를 판별합니다.
어떤 사고를 판별할 수 있나요?
-차량 정체 중 출발 또는 후진하는 과정 중 접촉사고
-운행과정에서 스치듯 접촉해 스크래치 정도 발생한 사고
-사이드 미러를 경미하게 부딪힌 사고
-기타 일반인의 상식상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는 사고
마디모 프로그램 신청방법
-마디모 프로그램 판독을 원하는 경우, 관할 경찰서 교통조사계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신청합니다. 이때, 사고현장이나 차량 파손상태 등을 찍어둔 사진이 있다면 판독에 더욱 유리합니다.
-신청 후 약 2~3주, 길게는 2개월 후 분석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상황인 경우 활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단, 마디모의 분석 결과는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경찰은 마디모의 분석 결과를 적용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는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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