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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최선을 다해 견디고 있다고?

by 정도영 202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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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견디고 있다고?     

 

장면 하나,

어제는 마음이 꽤나 울적했나 보다. 최근 나를 짓누르는 답답한 마음이 나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가 된 건지 오랜만에 ‘낮술’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밥 한 그릇에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소주 한 병을 마셨다. 가게는 그야말로 홀로 전세를 낸 듯이 조용했다. 오후 2시의 음주는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끝났고 바깥을 나와 걸으니 햇볕이 눈 부시게 짱짱했다.

길을 걸으며 든 생각은, ‘누구나 지금은 최선을 다해 견디고 있는 것 아닐까’란 것이었다.

한데 ‘모두가 힘드니 너도 견뎌라’는 생각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기다리는 즐거움과 지금의 기다림은 너무 다르다

 

장면 둘,

TV에 한 감염학자가 나와 강의를 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건 “도대체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끝나느냐?”는 패널들의 질문이었다.

감염학자는 에둘러 말했지만 핵심은 이랬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적어도 올해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

 

화면을 보다가 꺼버렸다. 열이 확 올랐다. 패널로 나온 홍석천 씨의 말처럼 “그럼 우리 가게 계속 이렇게 문 닫고 있어야 하나?”란 반문이 내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염학자의 말이 틀릴 수는 있지만...실제로 지금의 전개는 그가 말한 가능성이 꽤 높은 확률로 우리 앞에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낮술이나 마시고 있을 때가 아닌데, 언제부터 ’최선‘이란 단어가 세상을 피해 몸을 움츠리며 견딘다는 의미가 된 건가?’

이어진 생각, ‘그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뭐지?’

교육과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니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하며 다시 시작될 시간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인가?...그런데, 지금 상황이 1년을 지속된다면 이건 의미 있는 ‘최선’의 전략인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명확한 대안이라는 것이 보일 리가 없다. 그저 어설픈 추측과 가정이 난무할 뿐, 온통 불안함과 모호함 속에 있으니 그야말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셈이다. 

놀랍게도 나는 물론이고 대한민국과 모든 세계가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변화란 것이 내게 닥쳐왔는데 나는 기존의 어떤 방식으로의 회귀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A를 가진 자가 B란 변화를 맞이했으니 새로운 시대는 결국 내게 AB의 시대가 될 것인데 나는 그에 따른 대비를 하고 있는 걸까? 회귀를 위한 소극적 기다림만이 아닌 AB라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최선을 다해 견디는’ 것이 아닐까?     

그럼, 내게 AB로 가는 길은 무얼까? 

 

또 다른 숙제를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의미 있는 질문이 될 것 같다. ‘사람과 직업연구소’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연구를 할 ‘과제’가 생긴 셈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한 번쯤의 ‘견딤’의 의미로 낮술은, ‘그럴 수’는 있어도 ‘최선’을 얘기할 것은 아니라는 사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좀 더 나은 일상을 찾아야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 코로나 사태 때 뭘 했어?”라고 묻는 내 아이들에게 “낮술 마셨지”는 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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