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6.4 지방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때론 그 이상의 한숨을 주었던 이 작은 전쟁을 보며 또 다시 직업병이 도졌습니다.
‘정치인이란 직업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정치인에 대해 아주 까막눈은 아닙니다.
서울의 한 구 지구당 위원장을 오래 했던 이를 상담한 적도 있고, 고위직급의 정치인을 유선으로나마 상담한 적도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출마를 했던 분, 혹은 예전에 지방정치인이셨던 친척도 있었으니 자세히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직업적 정체성을 보게 됩니다.
구의원의 경우 연봉수준이 4천 전후인 것으로 압니다. 이 정도면 직업으로서 생계유지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선거공탁금의 경우 자치구, 시,군 의원의 경우는 200만원 정도로 압니다. 물론 실제 선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별 인쇄비용에 홍보인원들의 일당, 그 외 식대나 의류비 등을 감안하면 여윳돈 없는 일반인은 감당하기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사시는 분들은 욕심을 내 볼 만합니다. 거기에 ‘의원’이란 타이틀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지요.
그리 높지 않은 직위의 공무원으로 일하시다 퇴직하신 후 주로 자원봉사 활동을 많이 하신 분을 압니다. 이 분이 소소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다 어느 날인가 갑자기 자원봉사 단체의 장을 맡으시더군요. 그리곤 얼마 후 구의원 출마....그리고 당선
나름대로 처음부터 방향을 잡으셨는지는 모르지만 나쁘지 않은 행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를 하시려는 분들의 마음속에 ‘이왕이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라는 좋은 선의를 깔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진로전환이 가장 극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이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의외로 이 분야는 실패를 하면 막상 대가가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 됩니다. 예전에 뵈었던 지구당 위원장을 오래 하셨던 분은 실상 ‘다른 직업이 없는’ 경우에 가까워 가정생활에 대단히 어려움을 겪으셨지요. 이 직업은 중독성도 좀 강한 듯해서 한번 빠져들면 간혹 집안을 말아먹는 경우도 생깁니다. 또 설사 유명정치인 출신이라도 집권당의 성격이 바뀌면 거의 ‘공적’ 영역의 진출은 아예 막혀버리기도 합니다.
시, 구의원의 경우 자기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이는 이대로 또 문제가 있지요. 자신의 직업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비껴가기 힘듭니다. 다른 방법이 없지요. 정말로 일상의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그래도 제일 나은 방법일 겁니다. 하지만 그 역시 실제로는 개인들에 대해 알 방법이 별로 없으니 아쉽습니다. 올해는 이런 현상이 더 했던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가까운 지역정치인을 뽑는 일마저 유권자로선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요. 직업으로서의 정치인,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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