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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영의 뷰포인트

자유라는 이름의 시간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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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이름의 시간

 

 

해마다 12월에서 3월 사이는 내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비수기다. 물론 곧 임원 전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예정된 강의들도 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여유시간이 좀 많은 편이다. 누군가는 부러워하실 수도 있으나 1인기업의 특성상 일이 없으면 수입도 없으니너무 부러워하실 일만은 아니다.

 

어쩌다 쉬는 시간은 기쁘고 좋지만 이 시간들을 충실하게보내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많을수록 퍼지고 싶은 유혹도 많아지고, 여유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이 생각처럼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세계적인 석학 중의 한 사람, 찰스 핸디는 자신의 손자들에게 들려주고자 쓴 책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에서 자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표현을 했더랬다.

‘자유의 이면은 늘 불안정하다. 자유에 대한 대가로 너희는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p.304)’

 

그렇다! 자유는 사실 결정력이 없거나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마치 마약과 비슷한 효능이 있다. 처음엔 좋을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고 통제가 안 되면 결국 스스로를 망치게 된다는 점에서는 적어도 비슷하다.

 

 

YOLO를 부르짖어도 부족할 세상에서 자유를 위험한 것처럼 말하면 미친놈 취급을 받을지 모르지만 의외로 인간의 자제력은 그리 단단하지 않다. 잠깐의 휴식을 자신에게 허하는 것은 때로 아름답고도 필요한 행위겠으나 거듭되는 여유시간을 계획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보내다간 순식간에 무기력증에 빠져들 수도 있다.

 

혼자 일하는 1인기업이나 여유시간이 많은 자영업은 이런 자유 속에서 스스로를 통제해가며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 아무도 통제할 사람이 없을 때, 그 자유를 온전히 내 손으로 만들어가야 할 때 이 행위가 얼마나 부담스런 것인지 알게 된다. 1인기업 9년 차의 나름 베테랑인 나조차도 의미 있는 자유시간을 만드는것은 굉장히 힘든 영역에 속한다.

 

앞으로는 사람의 일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이미 주4일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인간에게 본래의 자유를 돌려주는 것은 본능으로의 회귀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얻은 여유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니 잘 놀고, 잘 쉬는 능력은 좀 웃긴 얘기지만 미래에 잘 어울리는 인간의 자질인지도 모르겠다.

일도 자유도 과도한 것은 인간에게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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