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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중엔 경력만 보면 '화려함' 그 자체인 경우를 가끔 본다.
경력도, 소위 말하는 스펙도 화려하다. 대개 이런 경우라면 인맥 역시 탄탄한 경우라 볼 수 있다.
통상의 경우 이런 분들이 현직에서 물러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 이유는 7~8할은 '나이'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토록 실적도 나쁘지 않았고, 만만치 않은 자리에 있었던 분들 역시 50이 넘어 퇴직을 한 경우, 생각보다 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종종 보게 된다.
한동안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나이란 그토록 무서운 것일까?'라는 생각에 빠져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나름의 답을 찾아냈다.
그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으로서의 관성'때문이란 결론이었다.
대개 한 직장에서 이사급의 직위를 차지할 정도라면 통상 20년 정도는 걸리는 듯 하다.
20년 이상을 그들은 탄탄한 조직에서 상관의 지시를 받고, 회사의 이익을 쫓으며 커리어를 쌓게 되는데, 특히 위로 올라갈 수록 오너와의 관계가 중요해져 그들의 의도살피기에도 능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듯이 늘 누군가가 지시를 해주거나 방향을 잡아 주는데 익숙한 사람들,
혹은 늘 잘 짜여진 시스템에서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오고 실실무에 능해도 결과적으로는 유능한 참모의 역할로, 다시 말해 조직소속형 인간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사람이 20여년을 한결같이 해오던 습성을 퇴직을 했다고 한번에 버릴 순 없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서 무엇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 것이다.
결국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이들은 퇴직 이후 재취업이 잘 안될 경우 창업을 생각해 보지만 여기서 자신들의 딜레마를 발견하게 된다.
이마 너무나 지시를 받고, 아랫사람에게 다시 지시를 내리는 데 익숙해 있는 그들로선 모든 것이 전혀 갖추어 지지않은 현실에서 맨 몸으로 부딪혀 가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너무나 낯설고 힘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것이 그들에게 좌절을 불러오고 종래에 '나도 이제 늙었는가?'란 자괴감에 빠지게도 만든다.
게임의 룰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룰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새 인생개척을 열어가기 어렵다.
직장인들에게 과거의 영광은 이제 족쇄가 될 뿐이다.
영광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한다.
나는 많은 경우 과거의 영광이 오히려 끊기 힘든 낡은 족쇄로 작용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아왔다.
지혜롭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과거를 자랑스런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새롭게 도전해간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선 보기 드문 '현명함'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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