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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컨설팅

역량은 되는데 하기는 싫은 일, 어떻게 해야 할까?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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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되는데 하기 싫은 일, 어떻게 봐야 하나?

어느 날 당신에게 회사가 어떤 직무를 맡겼다고 하자.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웬만큼 잘 할 자신도 있는 일인데, 그 일을 정말 하기가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 어줍지 않아 보이는 이런 이야기는 은근히 직업관련 상담을 하다보면 종종 만나게 된다. 대개 이런 경우는 흥미를 비롯한 욕구의 동인이 기능하지 않는 경우라 볼 수 있다.

사실 직업상담 분야에서는 이런 유형의 이야기를 이른 바 역량과 흥미의 2×2 모델로 오래전부터 설명을 하고 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것이다.


이중에 ‘낮은 흥미와 높은 능력’을 의미하는 곳은 우리가 흔히 전문직이라고 칭해지는 곳에서 의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의사는 종종 타인의 생명을 주관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생명이 사실상 신의 영역에 가까운 것임을 감안할 때 그 생명을 자신의 역량에 따라 죽였다 살렸다 할 수 있는 의사의 일이란 것은 정신적으로 예민한 이들의 경우 굉장한 중압감을 받을 수 있다.

비록 업(業)이 되고,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익숙해진다고는 하지만, 그 압박감과 노동 강도에 스스로의 영혼에 상처가 나는 일도 허다하다.(2010년 3월 26일 의협신문의 의사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가운데 8명이 불투명한 앞날을 우려하고 노후를 걱정하고 있으며 10명 가운데 6명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15%는 우울증 의심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먹고 살기 위해, 그냥 차마 버리고 나가기는 아까운 자리라 보전하고 있을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 대개 장기적으로는 굉장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도저히 타협이 되지 않는 경우 뒤늦은 방황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후회스런 일생으로 자책하게 만들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문직에 있던 이들이 하나의 선택에 당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바로 ‘관리’직의 문제다. 일정 시점이 지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더 이상 창의적인 실질 결과물을 내기 힘들어질 때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리직으로 전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력 상의 흐름으로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관리직이 잘 맞지 않는 옷 같이 불편하다면, 혹은 좀 더 나아가 자신의 전문분야 업무에 뼈를 묻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찌해야 할까?

얼마 전 한 지인이 같은 선택의 기로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한 분야의 길을 걸어가기로 생각하고 최근 몇 년간 열심히 일해 왔던 그에게 한 회사는 좋은 조건으로 관리직을 겸한 보직을 제안했었고, 그는 이 부분을 처음에 ‘먹고 살기’ 위해 수긍을 했었다. 그러나 결국 참아내지 못하고 이른 이직을 하고 말았다.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견딜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그의 말은 한번쯤 새겨 볼 필요가 있다.

꾸준하게 삶의 한 영역으로 인정하고 그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스타일이 있고, 도저히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은 불편해서 견디지 못하는 스타일이 있다. 어떤 것이든 일방적으로 나쁘다고 보긴 힘들다. 모든 것은 하나의 ‘그럴 수 있는’ 선택인 것이다.

다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참아 가며 일을 하는 것이 힘든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주요 역량 중 하나를 버리며 가는 일도 힘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 특히나 그 일이 자신이 원하지만 역량이 미치지 않는 일이라면 더 더욱 그러하다.

그럴 경우 자신의 내적 만족이 역량을 키워 갈 동안, 꺼지지 않는 열정이 되어주기만 바라야 한다. 하지만 때때로 아쉽게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 겨우 어느 정도 역량을 키워놓으면 그 열정이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부터 그 일은 ‘능력은 되지만 흥미나 열정이 없는 일’이 되어 버리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선택이란 참 정답이란 것을 찾기 어렵다.



자, 이제 다시 물어보자.

당신은 ‘역량은 되는데 하기 싫은 그 일’을 참아낼 만한 사람인가? 그리고 ‘뒤늦은 후회’에 자책하면서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삶의 다른 만족(예컨대, 보상)을 채워주는 그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인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지금 당장 능력은 되지 않는데 꼭 가고 싶은 길’이 있다면? 당신의 노력과 성실성을 믿을 수 있다면 가도 좋다. 그러나 쉽게 변하는 당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그 길 역시 위험할 수 있다. 거듭되는 시행착오는 당신의 삶을 엉뚱한 곳에 데려다 놓을 수 있다.

선택은 늘 그렇듯 당신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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