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직장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대기업, 혹은 공공기관처럼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아직도 ‘상대적으로’는 분명히 안정된 직장이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이고, 사회생활의 출발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가장 큰 바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일에는 반드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을 상담을 하며 많이 보게 됩니다.
‘안정된 직장’이란 곳들을 지나 온 분들은 특히, 맨몸으로 세상과 마주서게 될 때(곧 회사란 울타리를 떠나) 굉장히 당황하고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퇴직이 누구에게든 스트레스가 아니겠습니까만은 그 정도가 좀 더 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 -
이 詩에서처럼 ‘흔들리며 피는 꽃’은 당연한 것이고, 그 흔들림이 곧 세상에서 생존할 힘을 주게 된다고 보면, ‘비교적 흔들림이 적었던’ 인생을 살아 온 이들에게 그 흔들림은 거의 멀미를 일으키게 합니다.
그래서 더욱 힘이 듭니다. 한 번도 크게 좌절이란 것을 겪지 못한 인생은 시간이 만들어 준 첫 좌절의 장면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간혹 용기 있게 맞서는 이들이 있지만 경험부족으로 많이 다치기도 합니다.
퇴직자들의 경험이 부족한 것은 그들이 부족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각도의 삶을 보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께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세상과 부딪히는 용기가 아니라 ‘준비된 용기’입니다.
무모함이 아닌, 오랜 고민과 생각의 숙성 끝에 얻은 결론을 실행할 수 있는 신중함에서 기인된 용기.
그러나 위에도 언급했습니다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안정된’ 곳에서 생활하던 이에게 혼자 세상에 맞서는 진지한 고민은 쉽지 않습니다.
너무나 그곳이 안온한 탓이겠지요.
원래 변화의 가장 큰 적은 현재의 만족인 법입니다. 만족스런 현재를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꾀할 용기는 그래서 어렵습니다.
지금 혹시 만족스런 ‘안정된’ 회사를 다니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저는 좀 더 진지하고 실행력이 첨부된 ‘준비’를 하시길 권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의 안정감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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