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화두인 시대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소통, 대화를 내 세운다.
특정 주제가 시대의 표면에 나타난다는 것은 대개 두 가지 경우다. 너무 넘치거나 혹은 아주 결핍된 상태거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소통은 후자, 즉 결핍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분명히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이 소통이니 그 중요성이 잘못 됐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술자리에서조차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를 외치는 세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소통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우리는 중요한 포인트를 가끔 놓친다. 그것은 소통의 전제조건으로서의 ‘관계’문제다.
누군가 내게 좋은 소통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고 물으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좋은 소통은 좋은 관계에서만 나온다.”라고 말이다.
다분히 개인적 경험의 측면이 크지만, 직장이란 현실세계 속에선 이런 문제를 끊임없이 경험한다. 대개의 직장인들은 어느 조직에서건 한 명쯤은 ‘상극(相剋)’인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왜 꼭 모든 직장에는 저런 인간이 하나씩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지인의 얘기를 들으며 나 역시 개인적인 경험들을 반추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통한 간접경험, 혹은 다수의 개인적인 직장경험을 돌이켜보아도 어디에서건 그런 이를 하나쯤 만나게 되어 있다. 아쉽지만 대개 그런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관계로 끝난다.
직장에서의 나쁜 소통은 당연하게도 나쁜 관계에서 불거진다. 이때 서로의 얘기를 떼어놓고 보면 별로 틀린 말들이 아니다. 어쩌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서로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이미 이때쯤엔 누가 옳고 그른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네가 싫을 뿐이고, 네 말은 늘 모순에 차있다.’라는 무의식이 소통을 방해한다.
결국 모든 것은 ‘이미 만들어진 관계’가 관건이다. 좋은 관계에선 좋은 소통이 이뤄지고 나쁜 관계에선 나쁜 소통, 혹은 불통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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