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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바라 볼 나이엔
세상 혼란이 그때쯤엔 없어질 줄 알았다.
내가 잘 나지 못했어도,
부족한 것 많은 사람이어도,
그때쯤엔 미몽 속 혼란을 수습토록 내게 허락해 줄 줄 알았다.
젊은 나이, 세상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져 갈 때도,
세월이란 게 그렇게 쓸모없는 것만이 아님을 믿으며,
조금만 기다리면 되리라며 나를 다독였다.
이제 마흔을 넘은지도 훌쩍인데
나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오늘도 갈대처럼 다른 속삭임에 흔들리고,
좀 더 젊었던 어떤 날의 새벽처럼 곧잘 참담해진다.
아직도 멀었는가보다
가야할 길 많이 남았나보다.
내가 기대했던 것 내게 주어지지 않았지만
작은 깨달음 하나 마음에 담는다.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가는 거라고,
비틀거리다 제 자리로 돌아오고,
간만큼 성장한 듯 했다가 다시 제 자리
늘 그랬던가 싶다보면,
어느 새 나는 상상도 못한 곳을 또 밟고 있을게다.
그러니까 인간인게지.
우리 그렇게 부족하니까 사람인게다.
늘 두 눈엔 미래를 두고,
오늘도 비틀거리는 갈지자걸음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 가고 있다.
오늘은 차라리 휘파람 한 자락 불며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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