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도영의 뷰포인트

그러니까 사람인게다

by 사람과 직업연구소 2011. 10. 28.
반응형

마흔을 바라 볼 나이엔

세상 혼란이 그때쯤엔 없어질 줄 알았다.

 

내가 잘 나지 못했어도,

부족한 것 많은 사람이어도,

그때쯤엔 미몽 속 혼란을 수습토록 내게 허락해 줄 줄 알았다.


 

젊은 나이, 세상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져 갈 때도,

세월이란 게 그렇게 쓸모없는 것만이 아님을 믿으며,

조금만 기다리면 되리라며 나를 다독였다.

 

이제 마흔을 넘은지도 훌쩍인데

나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오늘도 갈대처럼 다른 속삭임에 흔들리고,

좀 더 젊었던 어떤 날의 새벽처럼 곧잘 참담해진다.

 

아직도 멀었는가보다

가야할 길 많이 남았나보다.

내가 기대했던 것 내게 주어지지 않았지만

작은 깨달음 하나 마음에 담는다.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가는 거라고,

비틀거리다 제 자리로 돌아오고,

간만큼 성장한 듯 했다가 다시 제 자리

늘 그랬던가 싶다보면,

어느 새 나는 상상도 못한 곳을 또 밟고 있을게다.

 

그러니까 인간인게지.

우리 그렇게 부족하니까 사람인게다.

늘 두 눈엔 미래를 두고,

오늘도 비틀거리는 갈지자걸음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 가고 있다.

 

오늘은 차라리 휘파람 한 자락 불며 가야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