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는 직업과 관련해 거의 10년에 이르는 방황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괴롭혔던 것은 '돈도 즐거움도' 크게 얻지 못하는 내 일들에서 혹 나는 직업부적응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 가졌던 것입니다.
10년이란 30대의 시절을 나름대로는 하고 싶은 것 하며, 가능성있는 곳 열심히 두드리며 살아왔지만 내게 어떤 만족을 준 직업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니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아예 없었던 듯 합니다.
원래 누구나 사람들은 만족과는 관계없이 이렇게,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스스로 위안도 해봤습니다.
남들처럼 조용히 잘(?) 살지 못하는 것은 내 얇은 인내심때문일 뿐이 아닌가 의심도 해봤습니다.
그러한 결론들이 너무나 가슴아프기도 했지만, 10년에 거의 10가지의 직업을 거치며 나는 그 무엇에도 마음으론 적응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서서히 직업의 부적응을 의심해 봤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내리누르던 30대 후반의 어느 날, 나는 이 책을 접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당시엔 그냥 '아! 이런 논조의 책도 있구나!' 하며 '괜찮네!' 정도로 넘어갔었습니다.
인생을 바꿀만한 책이란 걸 만나는게 어려운게 아니라, 누구나 인생을 바꿀만한 책을 만나지만 미처 그 사람이 그 책을 소화시킬만큼의 경험과 사고의 깊이가 되어있지 못하다면 그냥 그렇게 지나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 땐 그랬습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저자 구본형과 그 내용들의 일부분은 내 뇌리에 조금이나마 각인이 되었고 살아오면 나를 찾는 일련의 노력들속에 곳곳에서 부딪히는 이 책의 내용들을 다른 많은 이들의 책과 이론들, 혹은 강연들속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그리곤, 어느 날...개인적으로 가장 최근에 자극을 준 어느 인물의 행적을 추적하다 마침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의 '어설픈모델'을 찾게 되었고 그에 근접해가는 과정에서 다시 이 책을 잡았습니다.
그리고....그 내용들............
도대체 왜 난 이 책을 그토록 가볍게 읽고 넘어갔던 것일까? 하는 자책이 일었습니다.
이런 일도 역시 이전 '저건 나와는 관계없어. 내가 넘보기엔 너무 뛰어난 사람들의 얘기야.'하며 스쳐지나버리는 나쁜 버릇속에 해프닝으로 지나쳐 버린 게 아닐런지....
일단, 이 책은 서문에 나오는 것처럼 '강제적인 변화의 종용에 지친, 늘 수동적인 자세로 변화의 희생양이 되어왔던 사람들이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직장인의 근성을 죽이고, 전문적인 1인 기업가로 다시 태어나도록 돕기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이제는 많은 자기계발 이론가들의 기본이론이 되어버린 '자기자신'을 찾는 혁명을 시작하라고 말하지요. 그는 혁명을 이루기 위해 '3년간의 자기혁명지도'를 만드는 일부터, 어떻게 하면 자신을 브랜드화 시켜 나갈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각 단계에서의 해야 할 일'이란 코너까지 제시하며 우리에게 뜨겁게 설파하고 있습니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했던가요? 이제는 이런 저런 자기계발 이론을 쫓아다닌 덕에 '한국적'이란 수식어가 들어간 자기계발 모델의 큰 틀을 어느 정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속에서 그 원형이되 아직도 가장 세련된 느낌의 모델을 또한 봅니다.
얼마 전, 읽었던 구본형소장의 또 다른 책, 자신의 10년 인생의 결산이라 하던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를 미리 읽었던 탓일까요? 저자의 치열하되 또한 메마르지 않은 묘한 조화를 자아내던 일상을 실제로 구현한 모델을 머리에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가 추구하듯 '유전자속의 재능과 후천적인 수련이 마치 두 사람이 함께 추는 춤처럼 어우러지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저자가 인용한 남부 야스유키의 말처럼 그런 운명의 순간을 맞이 할 수 있겠지요.
"어떤 사람에게나 높은 파도를 타는 듯한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 강한 힘에 이끌려 파도에 올라탄 후
기세좋게 미끄러져 갑니다.
그 때는 멈출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빛나 보이는 때는 바로 이런 때입니다."
................남부 야스유키(일본 인재파견업체 파소나 그룹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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