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9급 공시생 역대 최다’ 시대의 이면
어제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의 9급 공무원 시험이 치러졌다. 모집인원 10,315명에 지원자는 220,501명 수준이라니 21.4대 1의 경쟁률이다.
특기할 만한 현상 중 하나는, 올해 지원자 중 40세 이상 지원자가 1만 5천 명을 넘었다는 사실이다.
(관련뉴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250630&plink=ORI&cooper=NAVER)
인터넷 뉴스에 이런 댓글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순간 할 말이 없다. 젊든 나이 들었던 공무원을 꿈꾸고, 더 어린 친구들이라면 연예인이 우상이다. 건물주는 잠재적 소망으로 치면 아마도 공무원을 능가하는 온 국민의 염원인 듯하다.
이제는 이런 풍조가 ‘옳다, 혹은 그르다’ 말도 못하겠다.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 아닌 일상의 한 단면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꿈꾸는 사회가 건강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는 것, 혹은 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이 과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냐는 생각 등은 덮어 놓자.
누구라도 “당신이 내 입장이 되어보면 그런 소리 하겠느냐?”는 질문만 나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누군들 40이 넘어 공무원 시험을 위해 기약 없는 공부에 매달리고 싶었겠는가.
다만, 한 가지 두려운 마음이 있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위험이다.
내게 공무원 시험은 자신의 경력 중 한 부분을 걸고 벌이는 ‘짧지 않은 시간의 도박’에 가까운 것이란 느낌이 있다.
2016년 7월 법률저널에서 인용된 자료를 보면 공무원 준비를 하는 공시생들의 평균 준비 기간은 1년 미만이 53% 정도가 된다.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359)
하지만 이는 준비생들의 준비기간이지 합격생들의 준비 기간은 아니다. 아마 1년 만에 공무원 합격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 제한공개시험경쟁에 관한 대학생 진로 동향분석에 관한 문건_한국직업능력개발원(2013년)’에 따르면 9급 공무원의 합격자 평균 공부기간은 ‘2년 2개월’이라고 한다.
(https://goo.gl/URkUGT)
평균9시간씩 공부해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돼서 성공이라는 결과를 낳으면 그나마 좋겠지만, 합격자보다 훨씬 많은 수의 지원자가 시험에 실패한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될까?
재취업의 과정에서, 면접 때마다 그들은 궁색한 변명에 시달려야 하는 신세가 된다. 사실상 초기경력이 망가질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깊은 물, 큰 고기’를 외치며 위험을 흔쾌히 감수하려고 덤빌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이들의 잠재적 실업기간과 그 이후에 만나게 될 직업적 시련이 부정할 수 없는 손실이 된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시대를 꿈꾸며 살고 있는 것일까?
'직업관을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리수는 무리수로 돌아온다 (0) | 2018.02.02 |
---|---|
4차 산업혁명, 우리는 무얼 고민해야 하는가? (0) | 2018.01.31 |
불안한 미래, 우리가 믿지 못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2) | 2016.11.07 |
일하고 싶은 당신은, 몇 살입니까? (0) | 2016.10.23 |
전직지원 전문가 교육과 취업 (0) | 2016.10.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