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는 친구가 들려준 한국과의 직장 분위기 차이
친한 친구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니 꽤 오래 전이다.
간혹 카톡이나 영상으로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그쪽도 지금은 코로나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 우리와 비교해서는 상당수의 확진자가 나오는지라 한참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얼추 일을 나와줬으면 하는 분위기인데 썩 내키지 않아 재택근무를 고집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기에 “한국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은 일일 텐데”라고 했더니 몇 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었다.
먼저 그곳의 분위기는 ‘한국처럼 일에서 빠르지 않다’고 한다.
어떤 서비스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일을 해주면 감사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건 아마도 ‘넓은 지역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아 일할 사람이 귀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의견이었다.
그에 비해 한국은 ‘너 아니라도 일할 사람 많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고...
솔직히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적어도 한국의 분위기는 그렇다는 것을 부정하기도 힘들었다.
예전 통화에서 또 물었던 적이 있었다. 친구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니 일자리 문제는 없느냐고...일종의 시간제 설계 일을 하는 친구는 일을 구하는데 나이 문제는 캐나다에서는 없다고 했다.
그 또한 부러웠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 했으니 다시 물었다.
“거기도 일할 때 뭐 좀 나쁜 거는 있지 않냐?” 했더니, 웃으며 친구가 대답했다.
“여기 애들이 (나이에 따른) 위, 아래가 전~혀 없어~”
그 말에 한참을 웃었지만....다시 생각해 보면 그러니까 나이 든 사람도 일하기 쉬운 문화일 수 있겠다 싶었다. 우리는 뽑아놓으면 실상 나이를 그다지 존중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내 밑에 나이 많은 사람이 있으면 불편해 하는 문화가 있다.
어설픈 장유유서(長幼有序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음이란 의미지만 결국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의미하기도 한다)가 가져온 역풍인 셈이다.
사회문화적인 현상은 참 복잡하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개선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이든 이를 대하는 젊은이들의 태도가, 혹은 젊은이들을 대하는 나이든 분들의 자세가 함께 복합적인 문제를 만드는 경우를 보곤 한다.
나 역시 누구에게는 꼰대이고, 또 누구에게는 철없는 젊은 놈이겠지만...이도 저도 아닌 중간쯤의 나이를 먹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나이 든다’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이 점점 눈에 들어온다.
나이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수평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요즘 시대, 우리들의 의식은 언제쯤 과거의 유산과 미래의 변화 속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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